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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연 Apr 09. 2022

'나'의 이야기를 시각화하기

프리 프로덕션(3) - 이야기 확정, 캐릭터와 콘셉트 아트

프리 프로덕션 - 메인 프로덕션 - 포스트 프로덕션


스토리, 콘셉트, 캐릭터 등의 본 제작에 필요한 설정들을 제작하는 과정인 프리 프로덕션 이야기입니다.


콘셉트 아트 - 내면의 '나'와 마주하는 장면 


1차 발표 이후 교수님께선 여전히 내게 단순한 시각적 서술에 지나지 않는다는 피드백을 주셨고

'요가'를 이야기하지만 '요가'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말씀에 나는 적잖은 충격과 고뇌에 빠졌었다.

나는 나의 이야기에 자신이 있었고 그래서 단순화된 이야기 속에서 풍부한 표현을 통해 이야기를 해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교수님께선 그 단순한 것 그 이상의 내면의 본질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를 원하셨다.


나는 약 1주일 동안 요가에 관한 나의 글들을 다시 읽었고 에세이도 다시 분석했으며 그를 통해 고등학생 때의 나를 묘사하는 것에서부터 나에 대한 리서치를 다시 했다.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수업이었지만 같이 듣는 학우 분께서 따로 피드백 모임을 열어주셔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피드백 모임에서 상세한 피드백도 듣는 등

스토리 발전에 노력과 열정을 바쳤다.


사람형 캐릭터로 바꾼 후 제작했던 메인 이미지.


그리고 드디어, 스토리 픽스가 확정이 났고 좀 더 명확하지 않은 부분을 확정시키고서 이미지 시각화에 

들어가란 교수님의 지시가 내려졌다. 그래서 나는 피드백 모임에서 또 한 번 피드백을 받은 것을 토대로

내 나름의 정돈된 스토리를 확정 지었다.


Logline: 신체적 다름으로 인한 외부의 시선들로 인해 상처받은 몸과 마음을 가진 '나',

요가를 통해 외부의 시선들에 흔들리지 않는 '나'를 찾는 이야기


내면의 '나'를 만나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것은 '나'의 정체성을 찾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그래서 요가를 통해 내가 몰랐던 '나'를 찾아간다는 것으로 성장 콘셉트의 이야기를 확정 지었다.

신체적 다름으로 인한 외부의 시선들은 나의 트라우마에 관한 것이다.


나의 브런치 초기의 글에서 잠시 언급을 했지만 나는 남들과 다른 걸음걸이와 몸으로 인해 매우 안 좋은 주변 시선들과 조롱과 놀림 속에서 살아왔다. 그 당시의 나로선 감당하기 너무 힘든 것들이었다. 그 시선들을 항상 의식하며 결코 그 시선들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숨 막히는 억압 속에서 나는 하염없이 울곤 했다.

그런 '나'를 조금씩 그 시선들로부터 자유롭게 하고, 또 다른 시선들과 마주하게 되어도 그 시선들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현재의 나를 만들어준 것은 요가였다. 어찌 보면 요가는 내게 구원자였을지도 모른다.

요가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나는 이렇게 변할 수 있었을까.


그렇게 이야기의 콘셉트가 명확해지고 이야기가 세부적으로 정해지니 시각화 작업에 있어서 더욱 도움이 

되었다. 콘셉트 아트와 캐릭터 디자인에 관한 다른 학우분들의 피드백을 들었는데 다들 사람형 캐릭터보다 직선과 곡선으로 이뤄진 추상적인 느낌의 캐릭터가 더 내가 말하는 주제와 잘 맞는 느낌이라 했다.

그리고 시선들과 '나'의 연결고리가 좀 더 표현이 되었으면 하는 것과 요가를 하는 과정에 집중하는 것 등등

다양한 조언과 의견들이 나왔다. 또한 나의 콘셉트 아트를 보고 연출에 관련한 레퍼런스들도 추천받았다.


콘셉트 아트 - 내면의 '나'와의 화합


졸업작품을 진행하면서 혼자서만 고민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다른 분들과 함께 의견을 공유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는 경험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 물론 모두의 의견을 다 수용하거나 적용하려 한다면 자칫 '나'의 이야기가 무너질 수도 있다. 그 균형점은 본인이 잘 잡아가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교수님의 수업과 피드백 모임이 참 좋다.


혼자보다 모두라는 가치, 힘을 몸소 체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 혼자서 끙끙 앓고 있던 문제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통해 간단히 풀리기도 한다. 오히려 나는 나에게 객관적이기 힘들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나를 멀리서 바라볼 누군가가 절실히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제 본격적인 썸네일 작업과 스토리보드 그리고 애니메틱이 남았다.

이번 주 중으로 썸네일과 스토리보드를 제작하고 애니메틱으로 넘어갈 예정이다.


무난하게 넘어가려고 했던 사람형 캐릭터 디자인에서 다시 직선과 곡선의 캐릭터로 바꾸게 되어 

당혹스럽지만 그래도 나의 이야기에 대한 확신과 잘 끝낼 거란 다짐으로 진행해보려고 한다.

'나'이기에 할 수 있는 '나'만의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참으로 다행이고, 

이 과정이 어쩌면 나 자신을 위한 치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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