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소연 Jul 18. 2022

미라클 모닝? 미라클 졸작!

내 생활패턴을 바꿔버린 기적의 졸업과정

 



 치열했던 4학년 1학기가 끝난 후 말로만 듣던 지옥의 졸업작품 제작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여름방학 동안 꾸준히 작업을 해야 2학기 때 무난하게 작품 제작을 완료하고 학기 말에 열릴 졸업작품 전시회에 출품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졸업유예까지 가는 최악의 경우가 기다리게 된다. 그렇기에 그런 비운의 결말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미리미리 작업하는 편이 정신건강에 훨씬 이롭다. 나는 2차 발표회 이후에 약 3주 정도를 마음 편히 쉬고 7월 셋째 주부터 본격적인 작업 과정에 돌입했다.


생각보다 집에 머무른 시간이 길어져 내 예상보다 늦게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그런 작업 시간을 만회하고자 나는 나름의 철저한 계획을 세웠고 지금까진 꽤나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한때 미라클 모닝이라고 해서 새벽 6시에 일어나 인증하는 챌린지가 열풍 했었다. 재작년에 나도 참여하여 일주일 미라클 모닝을 했었다. 하지만 미라클 모닝마저도 나의 아침잠을 물리치지 못했다. 나의 몸은 꼼수를 부려 6시에 칼같이 일어나 인증하고서 바로 잠들었기 때문이다. 설령 어찌어찌 일어나 있다 해도 8시에 다시 잠을 잤다.


평소에 그리 늦게 일어나는 편은 아니었지만 이번 졸업작품 제작을 위해선 평소 생활습관을 고칠 필요가 있었다. 1, 2학년 때와는 달리 4학년인 지금 새벽 2시가 넘어가기만 해도 몸에 무리가 가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다. 그래서 4학년 1학기를 지내오면서 나는 굳은 결심을 했다. 졸업작품 만들 땐 절대로 밤을 새우지 않겠다고.


밤을 새우지 않는다는 건 어떤 말을 의미하는가? 하루 24시간은 정해져 있다. 평소대로 일어나 평소처럼 작업을 시작한다면 당연히 밤을 새우게 되어있다. 낮과 밤이 뒤바뀌면 굉장히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피곤하고 지치기 쉽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답은 간단하다. 일찍 일어나 일찍 작업하여 늦게 완성될 작업을 일찍 끝내는 것이다.


나와 함께 칼아츠 동계연수를 다녀왔던 중국인 언니는 졸업작품을 만들 때 딱 한 달이 걸렸다고 했다. 내가 어떻게 그렇게 빨리 제작할 수 있었냐고 묻자, 그 언니는 하루 12시간을 작품 만드는데 썼다고 했다. 아침 8시부터 밤 8시까지 중간 점심시간 1 시간 빼고. 그때 들었던 내용이 강렬했는지 그 언니의 졸업 스케줄은 내 뇌리에서 잊히지 않았고 지금의 나한테 굉장히 도움 되는 내용이었다. 그에 착안하여 나는 나만의 스케줄을 짰다.


일단 평소 8시에서 9시에 일어나는 나의 기상 시각을 무조건 7시로 맞춘다. 7시에 일어나서 1시간 정도 아침식사와 휴식 혹은 요가 수련을 한다. 바로 일어나 작업을 하는 건 정신적으로 무리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1시간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눈이 맑아지고 머리가 틔면서 집중하기 좋은 상태가 된다. 그때가 8시부터다. 8시부터 12시까지 작업을 한다. 그리고 12시부터 1시까지 점심식사를 하며 쉰다. 1시부터 8시까지 또 작업을 하면서 달린다. 중간에 저녁시간은 유동적인데 보통은 7시부터 먹는다. 그렇게 8시부터 10시까지는 개인 자유시간을 가진다. 목욕을 하거나 밀린 집안일 혹은 브런치 글쓰기를 한다. 그렇게 10시나 10시 반에 취침을 한다.


여기서 핵심은 어찌 됐든 7시에 일어나는 것이다. 나의 평소 기상보다 1~2시간 더 일찍 일어나는 것이다. 평소 습관을 깨기란 정말 쉽지 않다. 하지만 졸업작품 제작이란 특수한 상황에서 나의 몸을 혹사시키지 않고 효율적으로 시간을 쓸 수 있을까 궁리했더니 그 중국인 언니의 말처럼 시간을 앞 당기는 것이 정답이었다. 늦게 자고 싶지 않으면 일찍 일어나 내가 생활하는 시간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 그리고 인턴 했던 경험을 살려 작업하는 시간이 마치 재택근무를 했던 그 때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마치 매일매일 회사에 출근한다는 느낌으로 말이다. 그랬더니 생각 외로 칼같이 일어나 나의 새로운 스케줄에 맞춰 몸은 응해주었다.


일찍 일어났더니 자연스럽게 일찍 자게 되고 또 일찍 더 잘 일어나게 되는 선 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이전과는 다른 느낌의 생활방식이라 훨씬 새롭고 시간을 더욱 알차게 활용하는 것 같아 스스로도 뿌듯하고 기특함을 느끼고 있다.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더라도 나름대로 즐겁고 슬기롭게 꾸준히 작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요즘이다. 작품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그래도 나라는 자신이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식물 키우기와 요가의 공통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