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대원 썰수첩 #15 – 상식의 표준이 깨지는 순간.

상식의 표준이 깨지는 순간.

by 구급대원 사건수첩

이따금 산 중턱 주소지를 두고 있는 곳은 주소가 잘 잡히지 않는 경우가 있다.

'집안에 사람이 쓰러졌다.'라는 신고를 접한 상황실 수보요원

상황실 수보요원이 추가로 물어본다.

“혹시 그 사람이 숨은 쉬나요? 의식은 있나요?”

신고자가 말한다.

"지금 양치하고 있어요. 못 알려줘요."

상황실 수보요원은 당황하지만 침착하게 이어서 말한다.

"신고하신 곳이 주택인가요? 산 중턱이라 주소가 확실하지 않아서요. 주소 정확히 알려주세요."

칫솔이 치아를 문질러 대는 소리와 함께 상대방이 말한다.

"주소요? 모르는데요?"

이런 상황에도 침착하게 상황을 파악하는 상황실 수보요원.

"그러면요, 밖에 잠깐 나가셔서요. 대문 옆에 보이는 주소 좀 알려주시겠어요?"

전화 너머 상대방이 말한다.

"파란 대문이니까, 잘 찾아서 오세요…."


(통화 종료)


신고자로부터 일방적으로 전화가 끊긴 수보 요원이 출동중인 대원들에게 전화한다.

"죄송해요. 지금, 신고자가 협조가 전혀되지 않아요. 주소지 근처에 파란대문이 있다니, 거기로 가보세요."


정확한 주소가 없어 산 중턱에서 헤매던 구급대원들.

전화를 다시 걸어도 받지 않는 신고자.

그리고 발견한 수상한 녹색 대문.

미로 같은 집 내부, 허리를 숙여야 겨우 들어갈 수 있는 방.

환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신고자.

구토를 뒤집어쓴 상태로 의식이 없는 60대 남성. 기도 확보, 이송 준비를 마친 구급대원이 환자를 들며 말한다.


"수용이 가능한 병원 알아보며 출발할게요. 보호자분? 환자 신분증 챙기고, 병원 갈 준비하세요."

"병원에 가면 코로나 걸리니까 안 가면 안 되나요?"

“…?. 관계가 어떻게 되시는데요?"

"마누라요."

"하..."

작가의 이전글구급대원 썰수첩 #14 – 비극의 씨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