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운전 안 했는데요.
잊을만하면 밤 혹은 이른 아침에 내려오는 출동 지령.
'길 한복판, 차 안에서 사람이 의식이 없다'
출동중인 구급차, 운전하는 선임이 말한다.
"오늘도 약주 한 잔 드시고, 자다가 딱 걸리셨네?"
김행복은 말한다.
"설마요…."
현장에 구급차가 빠르게 도착한다.
그리고 길 한복판에서 정차한 차량의 전방을 막는다.
곧이어 구조대 차량이 온다. 사전에 약속이나 한 듯, 정차한 차량의 후방을 막는다.
(갑작스러운 차량의 움직임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인명피해를 예방하기 위함이라고 하네요.)
때마침 경찰차가 도착한다.
경찰들이 길 한복판에 정차된 차량에 다가간다.
핸들에 이마를 대고 곤히 자는 젊은 남성.
경찰들이 운전석 유리를 톡톡 두드린다.
남성이 정신을 차리고 밖으로 나온다.
경찰이 침착하고 부드럽게 물어보며 음주측정기를 들이민다.
"선생님, 혹시 술 드셨나요? 이거 불으세요."
남성이 측정을 거부, 뒤 걸음질치며 말한다.
"제가 운전 안 했는데요?"
"그러면 누가 운전해서 여기까지 왔나요?"
마치 늘 있는 일인 것처럼 경찰이 반문한다.
"몰라요. 누가 운전해 줬었는데, 일어나보니 여기에요. 정말 제가 운전 안 했어요."
운전원 선임이 뒤에서 지켜보며 말한다.
“‘제가 운전 안 했는데요’ 멘트가 국롤이군. 늘. 항상. 꾸준히.”
김행복 대원이 고개를 강력히 끄덕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