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런 퇴치
※ 참고 사항
구급대원 썰수첩은 구급대원들이 겪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쓴 글입니다.
새벽 2시
중년의 남성이 도로 위에서 흉통을 호소한다고 신고가 들어왔다.
신고한 직장 동료, 중년 남성 모두 만취한 상태.
협조가 되고 있지 않는다.
인도 위에서 비틀거리며 신고자의 부축을 받고 있는 남성.
자신의 양손으로 자신의 왼쪽 가슴을 꼭 움켜 잡고 있다.
한눈에 보아도 좋은 정장을 입고 구두를 신은 남성이
비틀 거리며 구급차 주들것에 눕자 마자 말한다.
"거 ~ S 병원 갑시다!"
구급대원이 말한다.
"저희는 택시가 아니라서요. 문진하고 진료 가능한 병원 알아보고,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출발 할 겁니다. "
구급대원은 환자에게 정보를 취합하려고 물어본다.
갖고 있는 질환, 흉통의 점수, 흉통의 양상... 먹는 약 여부...
그럴 때마다 환자와 보호자가 권위적으로 소리지른다.
"거참 그냥 S 대학병원으로 가자니깐? 응?"
심전도를 붙이려고 하는 구급대원2의 손을 쳐낸다.
구급대원1 표정이 굳는다.
동승한 신고자가 구급대원들에게 말한다.
"허허 그냥 김원장님 말하는 병원으로 갑시다."
"거기까지 가는데 병원이 2곳이나 있어요. 근데 그거 다 제치고 거기까지 왜 가야해요? 거기 가다가 심정지라도 오면 본인이 책임 질거에요?"
환자는 누워있는 상태로 얼굴을 찡그리기만 한다.
굳은 표정의 구급대원1이 녹화기를 켜며 말한다.
"지금부터 녹음 할겁니다. 가다가 무슨 일 생겨도 책임 안진다고 말 하시면, 거기로 갈게요."
“허허 참나.”
웃던 취한 신고자가 정색하며 말한다.
"거참 말이 안 통하네…. 기다려봐요. 내가 사모님에게 전화 해볼 테니까"
신고자는 어딘가로 전화를 건다.
구급대원은 녹음기를 켜놓고 환자에게 문진한다.
흉통을 호소하는 남자는 묻는 말에 대답도 하지 않고 취한 상태로 N 병원 응급실에만 가자고 한다.
만취라 이야기도 통하지 않아 구급대원들의 표정이 힘들어 보인다.
그때 스피커폰도 아닌 신고자의 휴대폰에서 여성의 성난 목소리가 들린다.
" $%^$%&%^&, %^&%^&$^&, 그냥 구급대원이 가라는 대로 가라고!"
소리를 지르는 여성의 목소리가 구급차 안을 메운다.
구급차가 갑자기 조용해진다.
구급차는 가까운 병원으로 방향을 바꾼다.
그녀는 히어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