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대원 썰수첩 #25

“신고자가 누구인가요?”

※ 참고 사항

구급대원 썰수첩은 구급대원들이 겪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쓴 글입니다.

적막한 오후.

행복 119안전센터로 전화가 온다.

"친절히 모시겠습니다. 행복 119안전센터 소방사 김행복입니다."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예. 수고 많으십니다. 혹시 11월 18일 몇 시쯤, 행복천으로 출동 나간 소방관분이랑 이야기 좀 하고 싶은데요."

김행복 대원은 2023년 달력의 11월을 찾아보며 말한다.

"네. 잠시만요."

"네. 제가 나갔네요. 무슨 일이세요?"

중년 남성이 말한다.

"예. 제가 그때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져서 소방관분이 J 병원으로 데려다줬는데요."

"네. 맞아요. 기억나요."

"그때 상황이 어떻게 되나요?"

"잠시만요. 제가 다 기억할 수 없어서 일지 좀 찾아볼게요. 혹시 본인은 맞으시죠?"

"네. 저 맞아요."

"네. 찾았네요. 혹시 성함이랑 생년월일 좀 알려주시겠어요?"

" 고가O이고 61년 12월 25일입니다."

김행복 대원이 일지에 기록된 내용을 확인하며 말한다.

"네. 맞으시네요. 지금은 좀 괜찮으신가요?"

그리고 이어서 말한다.

"음. 일단. 그때 신고 내용이 '뒷사람이 쓰러져 있다' 였어요.

중년 남성이 듣다가 말한다.

"제가 자전거 타다가 쓰러진 건가요?"

김행복 대원이 말한다.

"그건 저도 잘 모르는 내용입니다. 신고자분이 그렇게 신고하셨어요."

"그때 전후 상황이 어떻게 되나요? 제가 하나도 기억이 안 나서요."

"그건 저도 모릅니다. 확실한 건 제가 도착할 때 환자분은 얼굴에 상처가 좀 있었고 깨어있는 상태였어요. 나무에 기대앉아 있었고요.”

중년 남성이 말한다.

"아…. 그럼 제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쓰러진 게 아닐까요?"

"그건 아무도 모르죠."

중년 남성이 조심스럽게 말한다.

"혹시 신고자가 누굽니까? 핸드폰 번호를 알려 주실 수 있나요?"

전화를 받던 김행복 대원의 표정이 의미심장하게 바뀌며 물어본다.

"그건 왜 궁금하시나요? 혹시 보험 때문인가요?"

중년 남성이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말한다.

"아, 그건 아니고…. 의사 선생님이 좀 알아 오라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다쳤었는지…."

김행복 대원이 단호하게 말한다.

"일단 신고자 번호는 개인정보보호 때문에 절대 알려드릴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제 기억에는 신고자분이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뒤에서 '퍽' 소리가 나서 뒤돌아봤다고 했고, 뒤를 돌아보니 ‘환자분이 자전거와 함께 쓰러져 있었다’라고 하셨어요."

이어서 말한다. "그리고 이 내용은 병원 이송할 때도 말씀드렸었어요."

"네…. 알겠습니다. 수고하세요."

"네. 수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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