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번호 좀 지워주세요.”
※ 참고 사항
구급대원 썰수첩은 구급대원들이 겪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쓴 글입니다.
행복 119안전센터에 출동 지령이 내려온다.
'40대 중년 여성, 발바닥 아프다고 신고/1층으로 내려온다고 함.'
행복 구급차가 신고자 아파트 앞 주차장에 도착한다.
구급차가 도착하니 중년 여성이 천천히 구급차를 향해 다가온다.
구급대원들이 차에서 내린다.
환자의 발바닥을 살펴보며 문진하는 구급대원들.
어눌한 말투로 천천히 답변을 시작하는 중년 여성.
원만하지 않은 대화, 어눌한 말투, 느린 행동, 긴급하지 않은 환자의 상태.
발바닥에 아무런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구급대원들이 친절하게 말한다.
“긴급사항이 아니니 걱정하지 말고 주변 정형외과에 가보셔요.”
그리고 중년 여성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물어본다.
생년월일을 물어보자 중년 여성이 경계하는 표정으로 이유를 물어본다.
중년 여성의 표정을 읽은 구급대원들이 친절하게 말한다.
“필요한 절차에요. 기록 외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아요”
중년 여성이 여전히 경계하는 표정으로 크로스로 맨 작은 분홍색 가방을 뒤진다.
한참을 뒤지다가 주민등록증을 꺼내 구급대원에게 조심스럽게 건네준다.
“여…. 여기요….”
행복 구급대원들은 환자의 인적 사항을 받아 적고 사무실로 귀소한다.
귀소하는 사무실에서 구급대원2가 구급대원1에게 말한다.
“그…. 좀 지적장애인? 그런 분 같아요.”
“그런 것 같더라, 그래서 나도 나름 친절하려고 했어. 도움 필요한 분이니깐.” ( •̀_•́ )
행복 구급차가 행복 119안전센터 차고로 도착한다.
행복 119안전센터에 사무실에 도착 30분이 지난 후 상황실에서 전화가 온다.
수화기 너머 상황실 직원의 한숨 소리가 먼저 들린다.
“휴…. 반장님, 아까 행복동 아파트 출동 나가셨지요?” (⇀‸↼‶)
“아, 네 방금 나갔다 왔죠?”
“아까 그 신고자에게 30분 전부터 계속 '주민등록번호를 지웠냐'고 전화가 계속 와서요. 저희가 설명을 해도 해도, 계속 전화가 와요. 죄송한데 신고자분에게 통화 한 통만 해주시겠어요?” ( ︶︿︶)つ
“네? 저희도 현장 떠날 때 말해줬는데…. 넵. 일단 알겠습니다. 저희가 전화해볼게요.”
“네…. 부탁 좀 드려요.”
지친 목소리의 상황실 직원과 전화를 끊은 후 김행복 대원이 구급활동일지를 검색해 신고자 번호로 전화를 건다.
첫 번째 신호음 끝나기도 전에 여성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 다급하게 들려온다.
“여…. 여보세요?”
구급대원1이 깊은 호흡 후 침착하게 말한다.
“"네. 아까 봤던 구급대원이에요. 무슨 일이세요?”
중년 여성은 같은 말을 여러 번 박복하다가 끝내 어눌한 말투로 울먹이며 말한다.
“보이스 퓌싱을 자…. 자주 당했어요.”
구급대원1이 ‘보이스 피싱’이라는 단어에 안타까운 표정으로 대답한다. (⊙_☉)
“아…. 보이스 피싱이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공무원이라서요. 이거, 기록만 하고 아무 곳에 사용하지 않아요. 그리고 시간 지나면 다 사라져요. 괜찮아요. 저 믿어주세요. 정말 약속할게요. (요구조자 이름 칸을 보며) 김민지 님 정말 약속해요.”
약 10분간의 설득, 여러 번의 약속 끝에 신고자는 '알겠어요.'라며 전화를 끊는다.
수화기를 내려놓는 구급대원1이 작은 한숨을 쉰다.
눈을 감고 등을 의자에 온전히 기대며 혼잣말한다.
“하…. 나쁜X들” (╬◣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