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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신웅 Jan 23. 2023

카뮈 '이방인'

이방인은 누구일까? 바로 당신과 나다. 그러니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이다. 처음엔 신경과민자의 삶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카뮈가 살아갈 당시의 서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것을 논외로 하더라도, 현대의 우리는 각박하게 산다. 사람의 마음을 지니고 살기 어렵다. 인간은 환경과 맞물려 돌아가고, 그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뫼르소보다 우리가 낫다고 말할 수 있을지를 나는 질문했다. 결코, 우리는 뫼르소보다 나은 생활을 하고 있지 못하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그는 무감각하고 생동감을 잃었지만, 자기 이해는 지니고 있었다. 그는 자기 행위의 동기와 관찰자로서 자신의 인생을 살고 있었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너무 바빠서 혹은 기계처럼 맞물려 살아가므로 자기를 돌아보지 못하는 면도 있다.

 

내가 마지막 부분에서 당혹스럽게 느낀 것이 있다. 이것은 니체의 철학에서도 발견되는 내용인데, 우리는 결코 인생에서 옳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확할 수 없고, 또한 안정적일 수 없다는 것을 카뮈가 말하고 있지도 않나, 라는 걸 깨달았다.

 

이것이 실존주의인가? 개념과 정의는 내게 중요하지 않다. 카뮈가 세상에 굵직하게 던진 질문이 중요할 뿐이다. 그는 책 전반에서 공허와 허무를 말하고 있지만, 인생을 달리 보면 어떤 규정된 사실이 있을까? 그리고 뫼르소는 그 시대 환경에 속한 인물이다. 우리가 현대 사회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고 있듯이 말이다.

 

기성화 되고, 사회에 물든 우리들의 다수는 뫼르소를 질타할 것이다. 물론 아닌 사람도 있겠다. 중요한 것은 카뮈가 자기의 목소리를 냈다는 사실이다. 난 자기답게 살아가는 사람에게 후한 점수를 준다. 더욱이 사람들은 불투명한 가치를 지녔는데, 그는 자기 색깔을 드러냈다. 이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인간의 모습에 우리가 함부로 잣대를 들이밀 수 있을까? 그 사람이 처한 환경을 이해하지 못하고 우리는 당사자에게 공감할 수 없다. 카뮈는 이 소설을 통해 그와 같은 훌륭한 질문을 세상에 던졌다. 그리고 뫼르소는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다. 그것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도 마련돼 있다. 

 

뫼르소가 냉담했던, 섹스를 했던, 담배를 피고, 밀크커피를 마셨던 그것은 그의 자유다. 그것에 관해 누구도 그를 죄악시할 수 없다. 그런데 세상은 그가 마치 파렴치한 사람인 것처럼 여긴다. 회개하든, 하나님을 믿든 그 모든 것은 또한 인간의 자유다. 이것이 카뮈가 실존주의와 만나는 지점일 것이다.

 

사람은 자신에게 부여된 임무대로 살 뿐이지 싶다. 그리고 일관성이 나름 중요하다. 그렇게 살아왔으니 그렇게 살다 가는 것이다. 카뮈 또한 어려서 매우 힘든 환경 속에서 자란 것으로 안다. 그런 그이기에 이런 주제의 이야기와 형식 또한, 그답게 풀어냈다.

 

개인적으로 유일함과 독보적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그런 점에서 카뮈는 해냈다. 누구도 인생의 무의미가 의미 있다고 던지지 않은 상황 속에서 그는 질문했다. 그리고 사회를 다양하게 꾸며 놨다. 민주와 자유주의 사회의 장점이 다양함을 인정하는 것이 아닌가?

 

극 중의 주인공 뫼르소는 관찰의 천재다. 카뮈는 인간에게 생각하게 만드는 임무를 부여했다. 그가 훌륭한 작가로 손꼽히는 이유가 될 것 같다. 이 소설은 읽는 이로 하여금 끊임없이 사고하게 한다. 물음을 던지게 만든다는 것 자체가 이방인이 훌륭하다는 것을 말해 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실존주의에 관한 사견 하나를 달아본다. 키르케고르가 실존주의의 시초로 안다. 그는 자기에 관해 나는 종교적인 저술가였고, 또 항상 그러하였다, 고 말했다. 나도 그 부분에 관해 수긍했고, 공감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 카뮈를 읽으며 상상의 나래를 펴게 됐다.

 

인생이란 무엇인지 묻는 사람들에게 나는 과감히 카뮈의 <이방인>을 추천한다. 이방인이지 않고는 인생의 질문을 던질 수 없기 때문이고, 훌륭한 질문 속에서 그와 같은 인생이 만들어진다. 우리는 과연 제대로 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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