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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신웅 Jan 23. 2023

오쇼 라즈니쉬 자서전

이 책은 한 인간의 천재적인 모습을 볼 수 있게 해 준다. 그는 태어나서 7년 동안 아무런 교육을 받지 않았다. 외조부와 그들의 늙은 하인과 그때까지 순수하게 살았다. 사람들의 일생에서 처음 7년은 중요하다. 그리고 그때 이후 사람들은 교육 되어질 수 없다.

 

오쇼는 다행히 외할머니가 거의 훌륭한 명상가 수준의 여자였다. 그녀는 인도에서 흔히 찾아보기 힘들었고, 더구나 종교를 갖지 않은 여자는 그때까지 없었다고 하는데, 그녀는 종교를 믿지 않았다. 그만큼 외할머니의 독특한 발상으로 양육된 오쇼는, 처음 태어나자마자부터 자기 자신이 되고자 했다.

 

우리는 보통 태어나 자라면서 우리 자신이 되지 말 것을 교육받는다. 너는 예수처럼, 붓다처럼 되어야 한다, 라는 조언을 들으며 성장한다. 이것이 우리가 어른이 되어서도 행복하지 못한 이유이다. 인간은 자기 자신으로서 사는 게 행복인데, 어려서부터 줄기차게 우리는 그런 교육을 받지 못했다. 요즘 들어 성공의 기준 또한 자기답게 사는 것이다. 문명화되지 않은 환경 속에 있을 수 있어, 오쇼는 자기로 평생을 살았다.

 

이 점은 중요하다. 나 또한, 끊임없이 누군가를 의식하고, 배워야 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며 나 자신이 되는 것의 중요함을 인식하게 됐다. 훌륭한 사람들은 스승을 능가하는 제자만이 영원히 스승을 빛나게 한다, 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누군가가 되어야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타고난 개성대로의 자신이 되어야 한다.

 

‘타고난 말썽꾸러기가 아니고서는’ 자기 자신이 될 수 없다. 오쇼는 책에서 누누이 말한다. “최대한도로 살아라. 만약 최대한도마저 넘어갈 수 있다면 더 환상적이다. 가라! 기다리지 마라! 고도를 기다리며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그러면서 그는 모든 종류의 자기 학대에 관해 반대했다. 나는 이 주장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우리 안에서 자연히 울려 퍼지는 마음에 따라 살아가면 된다. 이 세상이 우울하고 답답한 이유가, 자기 안의 자연스러운 마음을 잃었기 때문이다.

 

오쇼는 계속해서 자기 자신으로 남을 것에 관해 이야기한다. 만약 우리가 자신의 길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충고와 이상을 수행하는 삶을 살아서 천국에 도달한다 해도, 우리는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신의 의지에 반하는 것들을 강요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옥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 자기의 목소리대로 살아가면 된다.

 

사람들은 실수를 두려워한다. 그런데 우리는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인생을 살아갈 방도를 스스로 터득할 수 없다. 몇 번 넘어지더라도, 잘못된 길을 가는 수가 있더라도, 우리는 홀로 선택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누군가가 옆에서 평생 우리를 가리키고, 보호해 줄 수 있으면 몰라도, 현실에서 그런 일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 삶을 살아야 한다.

 

여기까지 읽으면 알 수 있겠지만, 오쇼 자서전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자기 자신이 될 것을, 그리고 자기 자신으로 평생 남아 있을 것을 이야기한다. 이 책이 우리 가슴에 불을 지르는 지점이 그곳이다. 자기 인생이 스스로 선택해 흘러가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그러니까 현대의 많은 사람에게 이 책은 홀로서기와 주체적인 삶의 방식을 알려준다. “두려워 마라.” 이것이 오쇼가 사람들에게 던지는 메시지일 것이다.

 

개성적인 인생을 줄기차게 이야기했지만, 나조차 어렸을 적에 부모님으로부터 온실 속에서 양육된 느낌이 있어, 항상 선택의 순간에 누군가의 눈치를 봤다. 그만큼 어렸을 적에 우리가 가정에서 길러진 방식은, 우리가 어른이 되어서도 영향을 끼친다. 그런 환경 속에서 자란 사람일수록 오쇼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나 자신으로 살아봐야 한다.

 

책의 나머지 반은 오쇼에 관해 잘못 알려진 내용을 풀은 것이다. 이 부분은 앞의 반에 비해 흥미가 떨어져 대충 읽었다. 난 오쇼 개인에게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저 이 책을 알게 되고 읽었는데, 그 속에는 대단히 개성이 강한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나로서 산 사람의 인생이 흐르고 있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세상에는 그런 사람 한 명이 존재함으로써, 우리의 인생이 든든함을 느끼게 된다. 오쇼 또한 우리에게 그런 훌륭한 인물이 되어 준다. 나 자신으로, 즉 주체적으로 살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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