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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와 명상

"자애로운 빛이여, 인도하소서" 존 헨리 뉴먼의 기도

(현대어 번안)

by 법의 풍경

자애로운 빛이여,

나를 에워싼 어둠을 헤쳐 인도하소서.


나를 앞으로 이끌어 주소서.

밤은 깊고, 나는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나이다.

그래도 나를 앞으로 인도하소서.


나의 발걸음을 든든히 지켜 주소서.

먼 앞날을 보여달라 구하지 않나이다.

한 걸음씩만으로도 제게는 충분하나이다.


제가 늘 이런 것은 아니었나이다.

전에는 인도해 달라고 기도하지 않았나이다.

제 길을 스스로 택하고 앞길을 모두 보고 싶어 했나이다.

하지만 이제는 자애로운 빛이여, 저를 인도하소서.


한때 저는 눈부신 낮을 사랑 했고,

두려워하면서도 교만이 제 뜻을 지배했나이다.

그 세월들을 기억하지 마소서.


당신의 능력이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 주셨나이다.

분명히 밤이 지날 때까지

늪과 습지를 지나, 절벽과 급류를 넘어

저를 계속 인도해 주실 것이나이다.


그리고 아침이 오면,

그 천사 같은 얼굴들이 다시 미소 지을 것이나이다.

제가 그토록 오래 사랑했던, 잠시 잃었던 그들이. ✨



저자 소개


존 헨리 뉴먼(John Henry Newman, 1801-1890)은 19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종교 사상가 중 한 명입니다. 원래 영국국교회 성직자로서 옥스퍼드 운동의 핵심 인물이었던 그는, 1845년 가톨릭으로 개종하여 당시 영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후 가톨릭 사제로 서품 받았고, 1879년 추기경으로 서임되었습니다. 2019년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성인으로 시성 되어, 그의 깊은 신학적 기여와 영적 유산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뉴먼은 신학자일 뿐만 아니라 뛰어난 작가, 교육자, 시인이기도 했습니다. 영국국교회에서 가톨릭으로의 개종은 진리와 영적 진정성에 대한 그의 깊은 헌신을 보여주며, 서로 다른 기독교 전통 사이의 다리 역할을 했습니다.


시의 배경


"자애로운 빛이여, 인도하소서"는 1833년 뉴먼의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에 쓰였습니다. 32세의 뉴먼이 시칠리아를 여행하던 중 심한 열병에 걸려 지중해에 발목이 잡히게 되었습니다. 몸이 쇠약해지고 영적으로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는 이 깊이 개인적인 기도 시를 썼습니다.


이 시는 뉴먼이 문자 그대로 길을 잃은 상황(고향에서 멀리 떨어져 병들어 있는)과 영적으로 방향을 잃은 상황(자신의 신앙과 미래에 대한 의문) 모두에서 나온 깊은 상실감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러한 연약함과 신적 인도에 대한 의존의 경험은 12년 후 그의 가톨릭 개종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시의 내용


"자애로운 빛이여, 인도하소서"는 본질적으로 항복과 신뢰의 기도입니다. 이 시는 인생의 불확실성을 헤쳐나가면서 신적 인도를 구하는 인간의 경험을 담고 있습니다. 확신에 찬 승리의 찬송과는 달리, 이 작품은 앞길을 알지 못하는 겸손함을 받아들이며, 단지 "한 걸음씩" 인도해 달라고 구합니다.



주요 주제들:


신적 인도에 대한 신뢰: 화자는 전체 길을 미리 보고자 하는 욕구를 포기하고, 다음 한 걸음에 대한 신적 인도로 만족합니다.


- 영적 변화: 시는 화자의 과거 교만과 자립심을 현재의 겸손한 하나님 의존과 대조시킵니다.


- 고통 너머의 희망: 현재의 어둠과 "고향"으로부터의 멀어짐에도 불구하고, 시는 "천사 같은 얼굴들" - 먼저 간 사랑하는 이들과의 재회 약속으로 끝납니다.


- 보편적 인간 경험: 어둠, 고향으로부터의 멀어짐, 인도를 구하는 이미지는 불확실성이나 전환기를 겪는 누구에게나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유산과 영향


이 시는 기독교 예배에서 가장 사랑받는 찬송 중 하나가 되었으며, 교파를 초월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인생의 불확실성을 통과하며 신적 인도를 신뢰한다는 메시지는 의심, 질병, 영적 추구의 시간을 겪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어왔습니다.


이 시의 지속적인 매력은 흔들리지 않는 신적 사랑과 인도에 대한 믿음을 유지하면서도 인간의 연약함을 솔직하게 인정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특히 가장 어두운 시간에 방향과 희망에 대한 깊은 인간적 필요에 말을 걸어줍니다.


오늘날에도 "자애로운 빛이여, 인도하소서"는

시칠리아의 뉴먼처럼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 인생의 어둠을 헤쳐나가며 사랑하는 하나님의 부드러운 인도를 구하는 이들에게 계속해서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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