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Ep. 1] 스테이블코인 혁명

디지털 화폐가 바꾸는 금융의 미래

by 법의 풍경

아래 글은 서병윤 DSRV 미래금융연구소장의 유튜브 영상의 내용을 좀 더 쉽게 설명하고 풀어쓴 글입니다.


2,400억 달러 시장에서 시작된

금융 패러다임의 전환

"뱅킹은 필요하지만, 은행은 필요 없다.”

Banking is necessary, but banks are not.

- Bill Gates (1994)


1994년 빌 게이츠가 던진 이 예언적 한 마디가 30년이 지난 지금, 현실이 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새로운 화폐 형태가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의 근간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2025년 현재 약 2,4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한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단순한 암호화폐의 한 분야를 넘어, 글로벌 금융 인프라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DSRVByeongyun Seo 소장이 최근 유튜브에서 밝힌 바와 같이,

우리는 지금 “구한말 척화파와 개화파의 갈림길”에 서 있다.

새로운 금융 기술의 거대한 물결 앞에서 문을 굳게 닫고 버틸 것인가, 아니면 빠르게 적응하여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인가의 선택의 순간인 것이다.



개념 이해하기: 스테이블코인이란 무엇인가?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은 달러, 원화 등 법정화폐나 금과 같은 실물 자산과 1:1로 연동되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암호화폐다.


쉬운 비유:

전통적인 암호화폐(비트코인 등)가 “롤러코스터”라면, 스테이블코인은 “엘리베이터”와 같다. 목적지(가치)는 같지만, 훨씬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움직인다.


주요 특징:

가치 안정성: 1달러 스테이블코인 = 1달러 현금

즉시 이체: 24시간 언제든지 전 세계 어디로든 송금 가능

낮은 수수료: 기존 국제송금 대비 획기적으로 저렴

투명성: 블록체인 상에서 모든 거래 기록 공개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

USDT(테더): 시장점유율 1위, 약 1,400억 달러

USDC(서클): 미국 정부 승인 기업 발행

BUSD, DAI 등 다양한 종류 존재



1.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혁명의 현장

(1) 미국: 페이팔의 혁신적 실험

미국에서는 이미 스테이블코인이 일상 결제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결제 기업 PayPalPaxos와 협업하여 자체 스테이블코인 ’PYUSD’를 발행했다. 페이팔 사용자들은 이제 홈페이지에서 “PYUSD를 통한 송금은 수수료 무료”라는 광고를 확인할 수 있다.


페이팔의 혁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외부 송금 시에는 솔라나, 이더리움, 아발란체 등 다양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선택할 수 있으며, 각 네트워크의 가스피를 달러로 환산하여 투명하게 제공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기존의 신용카드, 계좌이체와 함께 새로운 결제 옵션이 하나 더 추가된 셈이다.

그런데 이 새로운 옵션이 압도적으로 저렴하다.


개념설명: 가스피(Gas Fee)

블록체인 네트워크(특히 이더리움)에서 트랜잭션을 실행하거나 스마트 계약을 구동할 때 지불하는 수수료. 네트워크의 채굴자/검증자(validator)가 거래를 처리하고 블록에 기록하는 데 필요한 컴퓨팅 자원(전기·시간·저장공간 등)을 보상하기 위해 존재

(2) 싱가포르: 동남아 허브의 선도적 모델


싱가포르는 더욱 적극적이다. 그랩페이와 연동된 스트레이트X의 ‘XSGD’(싱가포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를 통해 국경 간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한국의 카카오페이나 토스페이 사용자가 싱가포르에서 결제할 때, 원화 계좌에서 실시간으로 차감된 금액이 환전되어 XSGD 형태로 상점 주인의 디지털 지갑에 즉시 입금된다.


이는 기존의 복잡한 해외 결제 과정을 혁신적으로 단순화한 것이다. 과거에는 “원화로 할까, 달러로 할까?”라는 고민과 함께 예상치 못한 환율 변동과 높은 수수료에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이제는 실시간 환율로 투명하게 처리되는 간편한 결제가 가능해진 것이다.



2. 폭발적 성장세:

숫자로 보는 스테이블코인 시장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CB인사이츠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10억 달러였던 스테이블코인 기업 투자 규모가 2025년에는 123억 달러로 1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시장 규모의 급속한 확장이다.

2024년 한 해 동안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64% 성장하여 2,00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2025년 현재는 약 2,400억 달러에 달한다.


씨티그룹은 2030년까지 1.6조 달러(기본 시나리오)에서 3.7조 달러(낙관적 시나리오)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발행된 달러의 양이 이미 M2(광의통화) 기준 전체 달러 발행량의 1%를 넘어섰다는 것은, 이것이 더 이상 실험적 기술이 아닌 금융 시스템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



개념설명: M2(광의통화)


M2는 한 나라 경제에서 사람들이 비교적 쉽게 꺼내 쓸 수 있는 돈의 총량을 뜻하는 광의통화 지표이다.


구체적으로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등 즉시 사용 가능한 돈(M1)에, 정기예금·저축성 예금·단기 금융상품 등을 더한 개념이다.


따라서 M2는 시중 유동성의 규모를 나타내는 대표 지표로,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운용할 때 경기 동향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테더의 놀라운 수익성


스테이블코인 시장 1위 사업자인 테더의 사례는 이 시장의 잠재력을 잘 보여준다.


약 1,400억 달러 규모의 USDT를 발행한 테더는 이 담보금의 상당 부분을 미국 국채에 투자하고 있다. 그 결과 테더가 보유한 미 국채 규모는 전 세계 19위에 달하며, 독일이나 멕시코 같은 주요 국가보다 많다.


테더는 2024년 1분기에만 45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많은 글로벌 대기업의 연간 순이익에 맞먹는 수준이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체가 단순한 핀테크 스타트업을 넘어 거대한 금융 기관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3. 한국의 딜레마: 기회인가, 위험인가?

(1) 숨겨진 스테이블코인 경제


한국에서는 이미 ’그림자 스테이블코인 경제’가 작동하고 있다. 서병윤 소장이 실제 만난 PG사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해외 고객들로부터 “테더 결제는 안 받느냐”는 문의가 작년부터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K-POP 굿즈를 구매하려는 해외 팬들이 기존 결제 시스템의 높은 수수료(4–5%)와 복잡한 환전 과정을 피하고자 테더를 이용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PG사들은 규제 불명확성 때문에 이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미 “지하 경제”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일부 사업자들은 개인 지갑 주소를 직접 알려주며 테더 결제를 받고 있으며, 서울 곳곳의 환전상에서 테더를 현금으로 바꿔주는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세무 당국의 감시를 벗어난 거래이자, 건전한 금융 생태계 구축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2) 한국의 전략적 우위


그러나 한국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있어 남다른 전략적 우위를 가지고 있다. 바로 세계 최상위 수준의 암호화폐 거래량이다. 업비트의 일일 거래량은 미국 최대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 대등한 약 20억 달러 수준이며, 국내 4대 거래소를 합산하면 코인베이스를 상회하는 규모에 달한다.


2024년 1분기에는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량에서 원화(KRW)가 미국 달러(USD)를 상회하는 놀라운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스테이블코인의 초기 도입과 성장에서 거래소가 중추적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의 높은 거래 활성도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유의미한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결정적 발판이 될 수 있다.



4. 금융 시스템의 대격변: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1) PG사와 VAN사의 생존 전략


스테이블코인의 등장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PG(Payment Gateway)사와 VAN(Value Added Network)사들이다. 이들은 기존에 복잡한 카드사-은행-상점 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왔다.


PG사와 VAN사 쉽게 이해하기

그런데 스테이블코인은 이런 복잡한 중개 과정을 생략한다. 지갑에서 지갑으로 직접 이체되기 때문에 기존의 다층적 구조가 필요 없어지는 것이다. 마치 편지를 보낼 때 우체국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전달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모든 PG사가 도태되는 것은 아니다. 빠르게 적응하는 업체들은 스테이블코인 결제 옵션을 추가하여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NHNKCP 같은 대형 PG사가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나서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2) 코인베이스의 금융 서비스 SaaS 모델


미국의 Coinbase는 이미 이런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단순한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출발했지만, 현재는 매출의 40% 가까이가 거래소 수익이 아닌 금융 서비스 구독료에서 나온다.


코인베이스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혁명적이다. 과거에는 금융 서비스를 시작하려면 수백억, 수천억 원의 자본금과 각종 인허가, 고가의 인프라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필요한 금융 기능(결제, 자산보관, 송금, 정산 등)을 SaaS(Software as a Service) 형태로 구독해서 쓸 수 있다. 마치 직접 서버를 구축하지 않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이는 금융업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춘다. 새로운 금융 서비스 업체들이 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되고, 이는 치열한 경쟁과 혁신으로 이어진다. 미국 금융업이 계속해서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혁신 생태계 때문이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a. 기업·스타트업 입장에서

예를 들어, 스타트업 A가 “해외 송금이 가능한 지갑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고 가정해 본다.

예전 방식: 은행 인가를 받아야 하고, 외환 송금 인프라를 직접 구축해야 해서 상당한 비용이 들고 몇 년이 걸린다.

지금 방식: 코인베이스의 API/SaaS 서비스를 구독하면, 이미 갖춰진 인프라를 빌려와서 앱 안에 “송금 버튼” 기능을 붙일 수 있다. 개발자는 API 연결만 하면 되고, 결제·보관·송금·환전 기능을 바로 제공할 수 있다.


b. 개인 사용자 입장에서

예전에는 은행 앱·증권 앱·결제 앱을 따로 써야 했지만,

지금은 코인베이스 같은 플랫폼을 구독하면 한 앱에서 자산 보관, 송금, 이자 서비스, 카드 결제까지 통합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c. 실제 서비스 예시 (코인베이스 기준)

Coinbase Custody: 기관 투자자가 코인베이스에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 (자체 보관 시스템 안 만들어도 됨)

Coinbase Prime: 대량 거래를 위한 브로커리지 서비스 (기관 투자자가 자체 딜링룸 구축할 필요 없음)

Coinbase Cloud: 블록체인 기반 결제·스테이킹·노드 운영 같은 기술 인프라를 SaaS로 제공 (개발자가 직접 서버 돌릴 필요 없음)

✅ 정리하면,

은행 같은 금융 기능을 직접 만들지 않고, 마치 클라우드 서버를 빌리듯이 코인베이스에서 필요한 금융 모듈(API)을 빌려다 서비스에 붙여 쓸 수 있다.



(3) 스마트 계약이 가져올 근본적 변화


스테이블코인의 진짜 혁신은 결제·송금을 넘어선다. 스마트 계약과 결합될 때 그 진가가 발휘된다. 돈이 코드화되면 계약도 코드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고거래에서 사용하는 에스크로 서비스를 생각해 보자. 현재는 중간 업체가 “물건이 도착하면 돈을 보내줄게”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스마트 계약으로는 이것이 자동화된다. “물건 도착 확인 = 자동 결제 실행”이라는 조건식을 코드로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금융상품 전반에 적용된다:

보험: “사고 발생 = 자동 보험금 지급”

예금: “예치 기간 완료 = 자동 이자 지급”

주식: “배당 결의 = 자동 배당금 분배”

대출: “상환 기일 = 자동 원리금 회수”

이렇게 되면 정말로 “은행이 왜 필요한가?”라는 빌 게이츠의 질문이 현실이 된다. 은행 기능은 필요하지만, 기존 형태의 은행은 그 존재 이유가 약화될 수 있다.



5. 정책적 갈림길:

CBDC vs 스테이블코인

(1) 한국은행의 CBDC 추진


한국은행은 이창용 총재 주도하에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CBDC는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로, 스테이블코인과 유사하지만 민간이 아닌 중앙은행이 발행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CBDC vs 스테이블코인 비교

서병윤 소장은 두 가지 접근법 모두 의미가 있다고 본다. CBDC는 기관 간 대규모 거래에 적합하고, 스테이블코인은 개인 간 소액 결제와 글로벌 서비스에 더 유리하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2) 자본 유출 우려에 대한 반박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반대하는 주요 논리 중 하나는 자본 유출 가속화 우려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쉽게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바뀌면서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라는 걱정이다.


하지만 서병윤 소장은 이 논리에 강하게 반박한다. 현재도 업비트나 빗썸에서 USDT나 USDC를 구매하는 것은 매우 쉽기 때문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생긴다고 해서 달러 스테이블코인 접근성이 높아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반대 논리가 더 설득력 있다. 현재 해외 무역업체들이 USDT로 대금을 지급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한국 경제 시스템 안에 달러 기반 금융 생태계가 형성된다는 의미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없다면 원화 금융 시스템이 달러에 잠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현실적이다.


또한 해외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수요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K-POP 팬들, 한국과 거래가 많은 동남아 무역업체들 등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오히려 원화의 국제적 지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3)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


스테이블코인이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도 복합적이다. 우선 인플레이션 우려는 근거가 부족하다. 스테이블코인은 100% 준비금 제도를 채택하고 있어 신용 창출이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추가적인 화폐 공급을 늘리는 효과가 거의 없다.


반대로 은행이 운영하는 부분지급준비제도는 예금 중 일부만 준비금으로 두고 나머지를 대출해 주는 방식이므로, 신용 창출을 통해 화폐 공급이 확대된다. 이 과정을 “통화 승수 효과”라고 부른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의 사용이 커지면 이 통화 승수 효과가 약화된다. 결과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이 확산되면 돈이 잘 불어나지 않게 되므로, 인플레이션 위험보다는 오히려 디플레이션(돈의 양이 줄어드는 현상) 위험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반면 통화 유통 속도는 빨라진다.

디지털 형태의 돈은 물리적 현금보다 훨씬 빠르게 손바꿈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통화 정책의 효과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거부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 홍콩, 싱가포르 등 주요국들이 이미 이런 실험을 하고 있으며, 우리도 빠르게 데이터를 축적해서 새로운 통화정책 도구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 서 소장의 주장이다.



6. 한국의 선택: 척화파냐 개화파냐

(1) 구한말의 교훈


서병윤 소장이 구한말 비유를 든 것은 우연이 아니다. 1870년대 흥선대원군과 척화파는 서구 문물을 철저히 차단하면 조선이 안전할 것이라고 믿었다. 반면 개화파는 새로운 기술과 제도를 빠르게 도입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역사는 어느 쪽이 옳았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변화를 거부한 나라들은 뒤처졌고, 빠르게 적응한 나라들은 발전했다. 메이지 유신을 통해 서구 문물을 받아들인 일본이 동아시아의 맹주가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2) 한국의 기회


한국은 스테이블코인 도입에서 여러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 빠른 인터넷 속도와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

활발한 암호화폐 거래: 글로벌 TOP 수준의 거래량으로 초기 유동성 확보 가능

강력한 콘텐츠 산업: K-POP, K-드라마 등으로 해외에서 원화 수요 창출 가능

정부의 의지: 국정과제에 포함되는 등 정책적 지원 의지 표명


특히 K-콘텐츠와 연계한 전략은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 현재 K-POP 굿즈나 콘서트 티켓을 구매하려는 해외 팬들은 복잡한 환전 과정과 높은 수수료를 감수해야 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면 이런 불편함이 크게 해소될 것이다.


또한 동남아시아와의 활발한 무역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유용할 것이다. 베트남, 태국 등 한국과 교역이 많은 국가의 업체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면, 환전 과정 없이 즉시 한국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3) 정책 과제


하지만 기회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정책적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규제 명확성 제고: 현재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령이 불명확해 업계가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발행 요건, 준비금 관리 방법, 세무 처리 등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 혁신과 안정성의 균형: 지나치게 보수적인 규제는 혁신을 억제할 수 있지만, 너무 느슨한 규제는 소비자 보호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 국제 협력 강화: 스테이블코인은 본질적으로 글로벌 서비스이므로 다른 국가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특히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과의 정책 협력을 통해 상호 호환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 금융기관 참여 확대: 현재 논의되는 “금융회사 50% 이상 출자 의무화”는 오히려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 금융회사의 보수적 성향을 고려할 때, 더 유연한 참여 방식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7. 미래 전망: 10년 후의 금융 풍경

(1) 2030년의 시나리오


씨티그룹의 전망에 따르면 2030년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1.63.7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다. 이는 현재의 715배에 해당하는 놀라운 성장이다. 이 과정에서 금융 생태계는 근본적으로 재편될 것이다.


- 시나리오 1: 점진적 통합

기존 금융기관들이 스테이블코인을 적극 도입하여 전통적 서비스와 융합하는 경우다. 신용카드 옆에 스테이블코인 결제 옵션이 자연스럽게 추가되고, 은행 앱에서 원화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게 된다.


- 시나리오 2: 파괴적 혁신

새로운 핀테크 업체들이 스테이블코인 기반으로 기존 금융기관을 대체하는 경우다. 송금, 결제, 대출, 투자 등 모든 금융 서비스가 블록체인 위에서 제공되고, 전통적 은행의 역할은 크게 축소된다.


- 시나리오 3: 이원화 체계

CBDC와 스테이블코인이 각각의 영역에서 공존하는 경우다. CBDC는 공공 부문과 대규모 거래에, 스테이블코인은 민간 부문과 소액 거래에 주로 사용되는 구조가 정착된다.



(2) 한국이 만들어갈 미래


한국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10년 후의 모습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적극적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고 글로벌 생태계와 연결한다면, 한국은 디지털 금융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특히 K-콘텐츠와 결합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가 구축된다면, 전 세계 K-POP 팬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하고 사용하는 독특한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는 원화의 국제적 지위를 높이고, 한국 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이다.


반대로 규제 불확실성과 보수적 접근으로 기회를 놓친다면, 한국은 글로벌 디지털 금융 혁신에서 소외될 위험이 있다. 이미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지배하는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참여하게 되면, 주도권을 잃을 수밖에 없다.



8. 결론: 변화의 물결을 타라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기술적 혁신을 넘어 금융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을 의미한다. 1994년 빌 게이츠가 예견했던 "Banking is necessary, but banks are not.”이 현실이 되고 있다.

한국은 지금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구한말 척화파처럼 변화를 거부하며 현상 유지에 안주할 것인가, 아니면 개화파처럼 새로운 기술을 적극 수용하여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인가.


서병윤 소장의 말처럼,

이는 피할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다.

그렇다면 작은 실패를 빠르게 경험하면서 학습하고 적응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다.

한국의 강점인 우수한 IT 인프라, 활발한 암호화폐 거래, 글로벌 콘텐츠 산업을 바탕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구축한다면, 디지털 금융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역사는 변화에 적응한 자와 거부한 자를 명확히 구분한다.

한국이 어느 쪽에 설 것인지,

그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금융의 미래는 이미 시작되었다. 이제 그 혜택을 고르게 분배하고, 한국이 그 중심에 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다.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다만 아직 고르게 퍼지지 않았을 뿐이다 (The future is already here — it’s just not evenly distributed).”
— 윌리엄 깁슨 (사이버펑크 장르의 개척자, 대표작 Neuromancer (1984). 이 소설은 “사이버스페이스(cyberspace)”라는 개념을 대중에게 처음 소개한 작품으로 평가받음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12화토큰브라더스 인터뷰 시리즈 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