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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제 Nov 23. 2021

여지

행복의 여지 






글을 쓰는데 행복함이 느껴졌다.

생각해보니 그림을 그려서 행복했고, 나는 행복의 여지가 많은 사람이었다. 내가 가진 행복을 남들과 견주어 보았는데 사실 예전에는 계량컵으로 재듯 남들의 행복을 생각해보고 내 행복을 비교했다.

남보다 덜 행복한 자신을 무엇으로라도 채우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내 행복에 집중을 하다 보니 진짜로 행복함을 느끼고 비교하는 행위를 잊어버리게 되었다.


내가 느끼는 몇 가지의 행복 군이 있다.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느끼는 행복감

계절이 바뀌는 계절의 몽타주 같은 행복감

과거에 떠오르는 플래시 백이 되는 행복감 

책을 볼 때 집중하는 행복감

친구 만날 때 보람찬 행복감 등


무언가를 얻고 비교할 수 없는 나의 시선으로 내가 모은 행복감은 너무 소소해서 남에게 선 듯 말할 수가 없다. 성취감이 느껴지는 그림이나 글을 쓰는 일은 나만의 고유한 정서로 유니크한 쾌감이 있고, 그 외에 소소하고 편린 같은 행복감은 작은 바스러진 낙엽처럼 되어 언젠가 다시 마주칠 수도 있고 때로는 다시 발견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일상의 오브제 같기도 하고 그보다 더 가볍기도 하고 유니크하기도 하고 뜨겁기도 하다. 때론 그렇기에 타인과 공유하기 힘든 사잇길에 부는 바람 같은 행복이지만, 이런 감정들이 곁에 있으면 촉촉하고 따스한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아무튼 내가 가진 몇 소소하고 빛나는 행복들이 대체될 수 없는 것이고 그 마음이 들고나니 내부가 좀 더 든든해지고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보다 더 마음에 드는 표현은 이러한 몇 가지의 행복할 수 있는 상황에 '나는 행복할 여지가 많은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 말은 행복의 군들과 나를 잠시 여유를 갖고 대함으로써 내가 계속 행복을 좇을 수 있는 희망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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