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여지
글을 쓰는데 행복함이 느껴졌다.
생각해보니 그림을 그려서 행복했고, 나는 행복의 여지가 많은 사람이었다. 내가 가진 행복을 남들과 견주어 보았는데 사실 예전에는 계량컵으로 재듯 남들의 행복을 생각해보고 내 행복을 비교했다.
남보다 덜 행복한 자신을 무엇으로라도 채우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내 행복에 집중을 하다 보니 진짜로 행복함을 느끼고 비교하는 행위를 잊어버리게 되었다.
내가 느끼는 몇 가지의 행복 군이 있다.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느끼는 행복감
계절이 바뀌는 계절의 몽타주 같은 행복감
과거에 떠오르는 플래시 백이 되는 행복감
책을 볼 때 집중하는 행복감
친구 만날 때 보람찬 행복감 등
무언가를 얻고 비교할 수 없는 나의 시선으로 내가 모은 행복감은 너무 소소해서 남에게 선 듯 말할 수가 없다. 성취감이 느껴지는 그림이나 글을 쓰는 일은 나만의 고유한 정서로 유니크한 쾌감이 있고, 그 외에 소소하고 편린 같은 행복감은 작은 바스러진 낙엽처럼 되어 언젠가 다시 마주칠 수도 있고 때로는 다시 발견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일상의 오브제 같기도 하고 그보다 더 가볍기도 하고 유니크하기도 하고 뜨겁기도 하다. 때론 그렇기에 타인과 공유하기 힘든 사잇길에 부는 바람 같은 행복이지만, 이런 감정들이 곁에 있으면 촉촉하고 따스한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아무튼 내가 가진 몇 소소하고 빛나는 행복들이 대체될 수 없는 것이고 그 마음이 들고나니 내부가 좀 더 든든해지고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보다 더 마음에 드는 표현은 이러한 몇 가지의 행복할 수 있는 상황에 '나는 행복할 여지가 많은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 말은 행복의 군들과 나를 잠시 여유를 갖고 대함으로써 내가 계속 행복을 좇을 수 있는 희망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