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는 사랑을 열린 결말로 이야기하지만 내가 배운 열린 결말은 두세 가지의 의미로 좁혀지는 결과가 좋다고 배웠던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이 맞는 것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영화과 수업에서 교수님이 한 말 중 하나였다. 내가 무덤에 가져갈 몇 가지 결말이 있는데 어쩌면 인간과 인간의 단절은 잘 끝맺는 것도 있지만 우리 둘의 단절은 행복함이지만 끝이 잘 마무리된 물건을 보는 것 같았다. 빨간 네온 불이 켜진 것 같은 눈빛 , 한 가지 말... 그것을 들고 내 마지막에 담았다. 그리고 나는 그 애를 보아도 잘 지내겠거니 행복하겠지 생각했다. 왜냐면 그 애는 늘 연애 중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때 보았던 이후에 그 아이에 대한 소식을 들으면 조금 행복했다. 그런데 나의 불행은 그 아이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에 있었다. 나는 이미 그 아이의 눈빛을 무덤까지 가져갈 몽타주로 마음에 담았는데 그 애는 나와 행복해지고 싶었던 모양이지만 몇 차원을 건너 행성을 지나서 왜 다시 나를 찾는 것일까 우리는 좀 더 몇 가지의 열린 결말이 필요한 것일까... 하지만 나는 이미 사소한 행복의 결말로 모든 상황을 정리했었다. 나에게 그 애는 어떤 의미일까? 그 애는 나를 왜 찾아온 걸까.. 당시의 행복이 부서지면 우리는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나는 그것이 두려웠다. 나는 감당할 수 없는 두려움 속에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나의 과거는 어둠이었고 우리는 새로운 관계를 놓을 근거를 찾지도 이유를 가지지도 못했다. 나에게 사랑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를 전사 같은 일은 분명 사랑이었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벌어진 일로는 역사가 될 수 없다. 너무나도 짧은 눈빛이었다. 나는 이 기이한 감정에서 과거의 사랑을 부수는 일이 어쩌면 나 자신을 해하는 일로 여기고 두려워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그 아이가 나를 좋아하는 마음이 상냥함을 깃들게 하고 나를 조금 움직이게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마주하지 못한 시간 암흑기의 연장이 있고 그 애가 그 시간의 그러데이션이 밝아지기까지 기다렸다는 기분이 지쳤던 나를 조금은 가볍게 만들어 주었다. 그렇지만 역시 어두운 그림을 그리다가 너무 두꺼워져 쌓아 올릴 수 없는 캔버스를 틀에서 뜯어내듯 무언가는 언젠가는 새로움을 위해 한번 버려져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나는 여전히 두렵다. 그 애의 상냥함이 그 애를 낯설게 한다. 내가 가져갈 몽타주는 그걸로 만족하는 것인지 아니면 예감에 따라 위험한 것인지 나는 두렵다. 때로 어떤 눈빛과 사랑은 모든 상냥함과 운명적인 만남까지 압도하여 모든 톤을 처음과 끝이 없는 감정으로까지 만든다. 그러한 감정은 너무나도 위험하고 그런 종류의 감정은 조금 다르게 여겼으며 취급 또한 특별 취급을 했기에 두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