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

나의 바람과 너의 눈빛.

by 무제
008.png 물랑루즈 그림.







....

그 애의 눈빛은 ...“내 말 잘 들어.”라는 말을 하는 것 같았다.

그 후, 나는 속된 말로 그 애가 변하고 우리 둘 다 포기하는 것이 가장 내가 상처를 덜 받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이 헤어지는 것의 일반적인 사고라는 기분이 들었다.

.

전에는 내가 막말을 하고 기분이 앞서 나아 갈 때는 그 애가 보이지 않았다.

그 애가 보이지 않는 것은 실제로 눈앞에 잘 드러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았고, 내 기분에 취해서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마구 잡아보려고 노력했다. 혼자 편지도 보내고 하는 것이 그냥 그때의 나에게는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했다. 혹은 어떤 알 수 없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흐름이 날 움직이도록 하는 것 같았다. 나는 그 흐름 속에 담겼다 나왔다를 반복 했다. 그리고 사실 잘 보는 것 같지 않았지만 그 애가 하는 행동을 보면 유심히 읽었다는 생각도 든다. 오늘 본 그 애의 눈빛은 평소와 조금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그 애가 쳐다보는 방식으로 10년 전에 나한테 뚫어져라 쳐다보던 눈빛이 잠시 스쳤다.

“보고 있지? 내 말 잘 들어...”

10년 전에 나에게 말로 표현하지 않고 보낸 그 메시지를 언듯 읽어냈다.

그날의 공기 한 조각을 그 애의 눈빛을 통해 다시 체험한 느낌이었다.

혼자 변해버리겠다고 다짐하던 나에게 적절한 처방이었고, 곧 알 수 없는 감동이 몰려왔다.

어쩌면 저 부분의 시간을 다시 보는 것으로 하여금 지난 시간동안의 상처들을 전부 잊고 다시 테이프를 끊고 시작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트랙을 돌다가 이어폰을 통해 버스커버스커의 처음엔 사랑이란게라는 곡을 듣게 되었다.

가을의 공기가 들이 마시는 것이 새로 갈아입은 계절의 밥을 한술 뜨는 기분이 들었다.

남색 빛의 가을이 한참 자주 그리던 과거의 정경들과 닮아있었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과거의 나...내안에 있던 어떤 바람과도 같은 것들이 생각났다.

그 모든 감상과 소원을 건너서 네가 다시 나에게 방점을 찍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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