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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제 Oct 03. 2021

다름

다름 다다름




1 예술을 할수록 , 그림은 용기를 잡아먹는 괴물 같고 글은 배울수록 내가 생각하는 것이 사람들과 많이 다르다고 생각이 들고 코드도 난 좀 올드하고 점점 일반적인 사람들과 말도 안 통하고 스스로 거리를 두게 만들었다. 동네에는 또래도 없고 가족들도 나랑 성향이 다른 거 같고, 애인도 없고, 점점 고립되지만 그래도 책을 봐서 다행인 거 같다.

책은 배우는 거랑 달라서 배움이 밖에서 날아드는 돌이라면 책은 스스로 내부에서 날아가는 돌과 같아서 저항이나 큰 소리의 깨짐 없이 스스로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런 변화는 말동무 같아 내 친구가 되고, 보면 정서적으로 이해가 되는 작품들이 요즘 내 큰 위안이다..


배우는 건 좀 아프긴 해도 다른 이의 인사이트로 인해 작품이나 사고가 단단해지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2 하루 종일 버스를 타기도 하고 오래 타면 힘들기도 하고 하지만 이동하는 중에 메모장에 글 내용을 수정하는 일이 너무 보람차다


 3 작가반 수업을 들으면서 나의 능력이 그다지 뛰어나지는 않아 보인다는 걸 알게 된다

 글을 잘 쓰는 친구가 있고 각기 장점이 있고 가끔 수업을 듣다 보면 내가 그저 조금 배운 짬에서만 나오는 것들만 가지고 가나 그런 불안감이 든다 미대 입시를 할 때도 초반에 바짝 그림이 늘었기 때문에 그 스킬이 나중에 금방 따라 잡히고 항상 시험 치기 일주일 전부터 슬럼프의 전조가 심해져서 망하고 말았다 지금도 어딘가 스스로의 근본을 의심해보고 있다




4 작가가 되는 것은 특별하다고 또는 특별한 체험을 통해 나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발언저리에도 못 미치는 인간이 되어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생겼다

점점 진취적이라거나 자신에 대한 확신도 줄고 타협하는 것이 이해하는 것이라고 주변에서도 나도 점점 그 목소리가 높아진다 와중에 소통이 안 되는 꼰대가 될까 봐 두렵다


그렇다 스스로를 가두고 있다 타인의 얼굴을 보는데 극도의 피로감을 느낀다 다른 이의 얼굴에서 도시의 리듬을 압축해 본다 나는 엄청나게 자만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자신에 대한 위선이다 나는 바로 보지 못한다 내가 쓴 가면은 꿈을 가장한 겉치레일지도 모른다 힘들어도 나아가는 일이 진짜 꿈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그 또한 나에 대한, 사회에 던지는 위선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가장한 나를 본다

여전히 꿈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포기할 수 없는 것이 나의 게으름인 것일까

그게 전부라면 나는 대체 왜 사는 걸까


5 타협하는 것이 이해하는 것일까 고집 있다고 하지만 주관이 없어서 스스로를 보면 한숨이 나온다 내가 가진건 제대로 된 고집이 아닌 것 같다 그런 나를 보면 타협하는 것이 이해하는 것이라는 말도 값이 나가 보인다 또 말도 안 되는 고집을 부리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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