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가 남편

by 설해

서예가 남편


하늘에 팔 저으니 용사비등(龍蛇飛騰)이라

용이 날아오르고

뱀이 꿈틀거린다


바다에 붓 담그니 일필휘지(一筆揮之)라

단숨에 회심의 걸작이

춤추며 나온다


문방사우와 함께한

모든 시간, 모든 날

동고동락, 희로애락

밤을 지새우며 글씨에 담았어도

아직 부족하다는

서예가 남편


차곡차곡 쌓여가는

수많은 종이들

다락 속에 잠들어

깨어나기를 기다리는

피땀 어린 작품들

온 맘과 정성으로

서예가로서의 이름 놓지 않고

오늘도 밤

을 지새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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