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쓴다

설해

by 설해

봄볕에 수줍게 얼굴 내미는

병아리보다 더 수줍은 마음으로

시를 쓴다


손톱 끝에 남은 봉숭아

그믐달 같은 부끄러움 담아

시를 쓴다


가슴 밑자락 어딘가 숨어 있는

불길 하나 부여잡고

시를 쓴다


시를 쓰는 마음 이리도 고와서

차마 외면할 수 없기에

오늘도 시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