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해
봄볕에 수줍게 얼굴 내미는
병아리보다 더 수줍은 마음으로
시를 쓴다
손톱 끝에 남은 봉숭아
그믐달 같은 부끄러움 담아
가슴 밑자락 어딘가 숨어 있는
불길 하나 부여잡고
시를 쓰는 마음 이리도 고와서
차마 외면할 수 없기에
오늘도 시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