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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기자 Oct 20. 2017

에세이 어디까지 써 봤늬  

# 휴우.. 700장 다 읽었다. 이제 5000자를 써 볼까?

 SI Session - 재학생들이 말하는 Reference & Literature Review 꿀팁


어리버리한 신입생들이 적응하는데 적잖은 도움을 주신 2학년 재학생 그룹, SI.


지난 9월 3일, 20일에는 석사 2학년들이 본인들이 경험한 수업 과정, 공부 스킬, 애로사항들을 공유하고 질문도 받는 SI Session이 열렸다. 당장 9월 26일에 첫 번째 에세이 제출 마감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화제가 자연스럽게 Literature Review로 모아졌다.








Comprehensive Reading


리딩을 본격적으로 할 때 가장 강조한 것은 절대 다 읽지 말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고마울 데가.. 다 읽으려는 욕망을, 유혹을 과감히 뿌리치고 Selective 하게 봐라고 설명했다. 아티클을 볼 땐 관심분야를 읽으면 그때그때 관련 내용을 적어 두고. 인트로덕션과 conclusion, 서머리만 읽고 관심 있는 분야가 있으면 그 부분을 다시 본론으로 가서 뽑아 읽는 발췌독을 권장했다. 노트 필기를 할 때는 관심 있는 부분을 표시하되 페이지 넘버도 꼭 기재해야 Reference와  citation을 적는 데 수월하다.



Referencing Software & Styles


룬드대 학생들은 논문과 에세이 작성을 할 때 MS 프로그램이나 혹은 Endnote X8을 사용한다. 특히 재학생들은 Ebdnote X8을 강추했는데 쓰는 방법도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프로그램을 깐 뒤 Word를 열고, Type of source (하버드,  APA 스타일 모두 사용 가능하나 단, 반드시 be consistent 해야 한다. 예를 들면 ' AAAAAAAA '(Bott, 2014: p. 108) 이렇게 인용을 하는데 " ",  ' ' 모두 사용 가능하나 섞어 쓰지 말고 일관성 있게 쓰라는 이야기였다) 형식을 먼저 선택한 뒤 text 종류나 author를 google scholar에서 검색해서 '엔드노트로 불러오기' 기능을 사용한 뒤 Edit를 클릭하면 해당 문장의 Citation이나 Reference가 자동으로 인용되는 간편한 방식이다. 본문에 인용 표시한 뒤 별도로 Reference List에도 별도 기재를 해야 하는데 엔드노트를 쓸 경우 두 가지가 자동적으로 해결된다는 장점이 있다. 에세이 본문에 사진, 도표도 넣을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1) 그림이나 도표 아래에도 인용을 넣고, 2) Reference list에도 표기해야 하는 것은 똑같다.


ex) Baumann H, Tillman M, 2004, 'The Hitch Hiker's Guide to LCA, studentlitteraturAB, Lund'

이런 식으로 저자, 연도, 책이름, 출판사 순으로 적는 법을 같이 학생들과 팀별로 연습해 본다.


*MS word 등 모든 프로그램과 Endnote x8는 student portal에서 학생 아이디로 로그인을 하면 Software download 서비스에서 무료 다운로드가 가능하니 오기 전에 한국에서 별도 프로그램을 구입해 깔고 올 필요가 없다.



일단 우리 교수님이 제시한 과제의 분량과 형식을 살펴보면


1. Introduction (1 page 정도 쓰면 된다)

2. History of Service Management

3. Topic 1- 공부한 Topic 중 한 가지 이론 선택( ex. Servicescape)

4. Critical approach- 또 다른 이론을 접목시켜 3의 이론을 함께 논하기

5. Conclusion (Discussion& Summary)

6. Reference

7. Appendix


이 같은 순서로 최소 5000자~ 최대 7000자(6,7번 제외) 쓰는 게 조건이다. 재학생 중 한 명이 작년에 쓴 자기 에세이를 보여주는데 대략 총 22page를 썼고 히스토리 8p, conclusion 2p, appendix는 1p 이런 식이다. 8월 말부터 9월 말까지 진행된 course1 기간 동안 읽어야 하는 리딩 리스트에 있는 Reading 수가 총 50개였는데 교수님은 이 중 50%(25개)를 적어도 읽고 Reference List에도 25개 정도를 포함시킬 것을 권장했다. 본문 내 직접 인용은 전체의 20% 이하로 차지하는 게 좋고 가급적 본인의 표현으로 바꿔서 풀어쓰라고 했다.



다시 재학생 대표의 조언으로 돌아가면.. 아무리 Bagic 한 콘셉트이라도 에세이 본문에서 나름대로 Define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Topic 주제를 센터에 넣고 나머지 이론과 근거들을 Supporting 하는 역할로서 정렬시킨다는 느낌으로, 1에서 5까지 배열을 깔때기 모양으로(손으로 직접 여러 번 그리며 강조) 연결하라고 말했다.


General한 주제에서 narrow하게 논점이 수렴해가는 깔때기 구조로 써 보자.


그 외 인상 깊었던 2학년 재학생들의 팁을 소개하면

Summary에는 내 아이디어를 넣지 말라고 한다. 본인은 Fail 한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Appendix에 Literature Review 교재(Literature Review: Six step to success)를 언급하면서 도움이 됐다고 썼다고 한다. 일단 먼저 내 아이디어가 있으면 리뷰를 시작하기가 쉽다고도 했다. 맞는 말이다. 어디를 중점적으로 봐야 할지 목표를 갖고 시작하므로.

 


이렇게 공들여 쓴 에세이를 Live@Lund라는 수업자료와 PPT, 과제 공지가 올라오는 사이트에 업로드시키면, 그 즉시 학교 측의 표절검사 공식 사이트에 넘어간 뒤 교수님의 평가를 거쳐 약 3주 뒤 평가 결과를 받게 되는데 불행하게도 대다수의 학생들이 이미 제출하는 그 순간 3주 뒤 미래를 예견하는 게 사실이다. 과제를 제출하고 모인 첫 수업시간에 상당수 학생들이 Fail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했는데 나도 그중 하나였다. 통산 2/3 학생들이 Fail 하고 20%만 통과한다고 한다. 작년에는 30여 명 중 5명만 통과했고 SI Session 강연자로 참석한 재학생 3명 중에 Pass 한 사람은 1명뿐이었다. 재수강 즉 retake 기간은 2월 혹은 5월이라고 한다. 에세이를 내면 노란색 밑줄과 코멘트가 쓰인 채 돌려받는 다는데 이때 황칠(?)은 단지 교수가 관심이 있어서 친 것일 뿐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라고 했다. 관심의 표시일 뿐. 그래도 기분은 왠지 나쁠 것 같다. 반면에 코멘트의 경우 반드시 수정해야 한다는 뜻이란다.



한 주가 지나자 마감을 1주일 정도 앞두고 두 번째 SI Session 이 열렸다. 25시간 만에 5000자를 다 쓴 학생도 있었고 일주일 만에 4000자를 쓴 아이도 있었다. 인도네시아 친구 A와 나는 2페이지, 라트비아인 학생도 2000 자 정도를 써서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였는데 빨리 쓴다고 점수 잘 받는 게 아니니 신경 쓸 필요는 없다.


라트비아인 친구가 보여준 에세이 작성 도식도


다들 집에 틀어박혀 글들을 쓰느라 여념이 없는지 두 번째 세션에는 8명 남짓한 학생들이 참석했는데 라트비아인 A는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에서 학사 공부를 했을 때 이야기를 들려줬다. 한 중국인 학생이 영어가 서툴러서 지시를 못 알아듣고 에세이에 복붙을 하는 바람에 표절로 걸렸다. 교수가 "너의 미래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될 것 같다"라고 우회적으로 말했는데 주변에서 이걸 들은 동급생들이 허걱 하는 표정을 지었는데 이 가엾은 친구는 이해를 못 하고 웃으며 yes, yes를 반복했다는 일화였다. 이걸 듣고 있던 2학년 학생도 동급생 중 아시안 친구 한 명이 심각할 정도로 그대로 본문을 갖다 베껴 써서 불려 갔는데 지금도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며칠간 방구석에만 틀어박혀서 글만 줄곧 읽다 보니 안 그래도 부족한 리스닝과 스피킹 감이 급속도로 감퇴돼  라트비아인 친구의 말이 속사포 랩처럼 들리던 차였다. 그 와중에 그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남일 같지 않았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데다, 유럽 학제에 익숙하지 않기까지 한 학생이라면 수업 중 표절 금지 지시를 못 알아들을 수도 있는 거다. 이걸 방지하려면 미리 입학 전 충분히 정보를 모아 논문 작성법을 귀동냥으로 듣고 익혀와서 적응 시간을 줄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도 한국에 있을 때 리딩 리스트를 추려 읽고, 논문 주제도 검색하고 논문 작성법 책도 샀지만 시간이 태부족해 10%도 달성하지 못한 것 같다. 리딩이나 논문 주제 검색이야 도착해서 해도 어느 정도 쫓아가겠지만 논문 작성법은 손에 익으려면 시간이 걸리는데 조금은 후회된다.








과제에 쫓길 때면 전혀 관심도 없던 소설도 보고 싶다.


하지만 또 바꿔 말하면, 시행착오가 있어야 그만큼 배우고 발전하게 되는 것이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학제처 사람 말대로 "지금은 실수할 수 있다. 준비 단계인 학생이니까. 사회에 나가 표절 같은 행위를 저지르는 것을 막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앞으로 이런 과정들을 2년 간 30번쯤 반복하게 되는데.. 에세이를 쓰는 목적은 다름 아닌 thesis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모든 것이 졸업기간 논문을 위한 연습 과정이다. 10월부터 시작되는 Course2 기간에는 각자가 선택한 Literature로 에세이를 작성하게 되는데 이때 자유주제이긴 하지만 가능한 논문 주제(를 미리 정한 상태라면 더 좋다)와 어느 정도 공통분모가 있거나 합치되는 분야라면 더 좋다. 딱 보기에도 포스 있고 똑똑해 보이는 시리아인 친구가 있는데 그가 말해준 팁이다. 에세이가 future thesis 주제와 연결선상에 있다면 향후에 리서칭 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테니까.


1. Research interest

2. Topic

3. Literature Review

4. Thesis


... 이런 식으로 이어지는 흐름도다. 저기 아직은 보이지 않는 5는 You're passed! 이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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