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 팜 비치의 산책 기록들
오랜만에 플로리다를 떠올리다가 갑자기 간절해진다. 지금은 시카고 루프와 거의 비슷한 분위기의 서울메트로 2호선 루프에서 강변역을 향해 달리고 있다. 물론 '자주 볼 수 있는' 일상에는 여전히 소중함을 느끼지 못한다. 그랬다면 이걸 쓰지 않고 창밖 구경을 하겠지. 루틴과 동네 맛집을 사랑하지만 일상의 디테일은 매번 관찰하기보다 주로 몸으로 익히는 편이다. (그리고 오늘의 한강은 회색이다)
플로리다의 상징은 야자수. '웨스트 팜 비치'라는 지명을 가진 이 곳은 어쩐지 아기자기하다. 핫플은 핫하지만 대도시라서 일관성이 없는 '마이애미'와는 다르다. 물론 '마이애미'에서도 이런 사진을 찍었지만 내가 회상하는 풍경은 조금 다르다.
날씨가 좋았던 그 날, '야자수와 해변' 또는 '야자수와 솜사탕 구름'을 찾아서 발품을 팔있어도 괜찮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여러 번 언급해온 '웨스트 팜 비치' 투어는 새 건물로 이사한 <노튼 미술관>에 가보기 위해, 마이애미에서 새벽 기차를 타고 달려간 곳이다. 호텔 식당과 타이밍이 맞지 않아 기차로 2시간 + 도보 30분 거리의 미술관에서 아침과 점심을 먹고 해 지기 전에 수영장에 입수하려고 서둘러 돌아왔다. 덕분에 수영은 아주 조금 늘었지만 눈부신 사진을 더 찍어두지 못한 것이다.
플로리다 여행은 '저지르고 후회하지 않은 일' 중에서도 대표적인 사례이다. 다만 플로리다로 이사를 가거나 적어도 시카고로 교환학생을 가기 전까지 따로 방문할 여유는 없을 것 같다. 당장 달려갈, 또는 여행준비를 할 생각은 없지만 그래서 더 애틋하다.
(2022년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