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구슬>
사랑은 사랑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야
언제 사랑이 찾아오는지 미리 알 수 있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닐 것이다. 어떤 사람은 모든 각도에서 완벽한 얼굴로 각인되어 뇌리에 남아있고 (심지어 서로에게 넘치게 배려해서 감동은 하되 연락은 잘 안 하고) 어떤 사람은 미모가 퇴색해도 이글이글 불타는 눈동자로 사로잡아 망막에 남아있다.
외모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보다 진실에 가깝게 튜닝하자면, 어설프게 잘생긴 사람이 여성에게 사랑받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꼴을 보지 못한다는 말이 된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회심의 미소(?)를 짓는 사람에게는 차갑게 돌아선다.
어떤 현명한 사람은 내게 물었지.
"그래서 네가 외모를 안 본다고?
좋아하는 연예인이 누군데?"
"죄송해요. 강동원이예요."
그러니까 나는 왕자병이 싫은 것이지, 왕자가 싫은 것은 아니다. 그 또한 인정해야 한다. 처음부터, 그러니까 첫사랑 이전의 짝사랑부터 잘생겼지만 회심의 미소를 짓지 않는 왕자들만 발견했다.
단 한 사람은 예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