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출간기

출간 후 내가 겪은 것

by 은자루

출간만 한다면.

내 이름이 적힌 책이 세상에 나온다면.

정말로 세상이 뒤집어질 줄 알았다.


직접 겪어보니 그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었다.


「세벽」이라는 이름의 첫 장편소설이 나온 건 2023년 8월.

나는 결혼을 두 달 앞두고 있었다.

생에 큰 이벤트가 몇 달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니, 몸이 절로 긴장했다.

목에 딱딱한 멍울이 질 정도였으니. (다행히 모든 이벤트가 끝나고 멀쩡해졌다)


손에 만져지는 책인데.

그 물성을 지극히 바라왔는데.

막상 인터넷 서점에 올라왔는데…

아무것도 변한 게 없었다.

평일이라 평소처럼 출근했고, 평소처럼 일을 했다.


내 이름이 서점사에 검색되는 건 신기한 일이었다.

순수하게 기뻤다.

하지만 내 눈에 독자는 보이지 않았다.

판매량도, 알 수 없었다.

책에 리뷰는 서평단 신청으로 책을 받아 작성한 사람들 뿐.

내 돈 주고 실제 책을 산 사람이 있을까?

눈에 보이지 않는 독자를 상상하는 건 생각보다 더 어려운 일이었다.

아니, 아예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더 컸다.

정말 온 힘을 다했는데, 그 책 안에는 내 세상이 담겨있는데.

사람들이 몰라주면 어떻게 하지…?

처음으로 쓴 작품은 아니었지만 내 이름으로 나온 첫 책인 만큼 잘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시간이 지났다. 「세벽」은 읽은 사람들에게 좋은 평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잘 팔리지는 않았다.

내 온 마음을 담은 작품.

그 마음이 나만 묵직했나 보다.


나는 출간 후 몇 주… 아니다.

솔직히 몇 달이 지나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미련을 못 버리고 구질한 사람이 되어가는 중이다.


- 다음에 이어서.




저자의 책 이야기

「세벽」: http://aladin.kr/p/94IF4

「겹쳐진 도서관」: http://aladin.kr/p/5CZb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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