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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자루 Aug 08. 2024

시선 가리기

어린아이는 숨으라고 하면 자기 눈을 가린다.
아니면 구석에 얼굴만 들이밀고서 가만히 있는다.
자신의 눈에 자기가 안 보이면 다른 사람 눈에도 자기가 안보일 거라는 단순한 사고방식이다.



너무 귀엽지 않은가? 한때 구석에 머리만 들이밀고서 볼록 솟은 엉덩이만 내놓은 아기의 영상이 쇼츠에 돌아다녔다.
아직 타인 기준에서 생각하지 못한 자기중심적 사고의 일환이라고는 하는데,
그냥 이런 사진을 보고 있으면 그저 순수하다는 생각만 든다.
어린아이는 순수한 만큼 사랑스럽다.
그런 아이가 어른이 되어가며 어떠한 시선에서도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나는 그걸 보면서 생각했다.
가끔 너무 힘들고,
지치고,
버거우면,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내 눈을 가려버리면 어떨까.
누가 나를 어떻게 보는지 상관없이 말이다.
그렇게 타인의 시선에서 내 눈을 가리고 나만 본다면
그다음이 보일지도 모르니까.
이렇게 시선에 기민한 사회에서 가끔은, 아이처럼 행동해 보는 건 어떨까.

사진 출처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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