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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빨리빨리 문화

Just in time

by 서상원

상쾌한 수요일 아침이다.


토론식 기업강의를 하면서, MZ세대들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많이 접하다 보니 소위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에 대한 세대 간의 갈등을 많이 접하곤 한다.


굳이 출생연도로 따지자면, 1963년생 이하 즉 현재 60세 이상까지는 대체로 박정희 정권하에 수출 드라이브 정책과 해외 차관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룬 세대와 그 운명을 같이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64년생부터 79년생까지는 물질과 기술의 풍요를 ‘실험적으로’ 체험해 온 전형적인 X세대로서 한때 문화적 검열이 만연하던 시대에서도 해외문화 개방에 목말라하며 사춘기를 보낸 사람들이 꽤 많이 있다. 그런데 이들 세대 역시 사회에서나 직장에서 상사나 자신의 사업에서 갑이, 위의 한강의 기적 시대이므로, 억지로라도 그들에게, 마치 다윗과 골리앗처럼, 맞추어 줄 수밖에 없었던 그런 세대이다.


그 후 80년생부터 92년생까지는 소위 M세대로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대중 고도소비시대에 성장했고 자유 분방한 가정교육을 받았으며, 진로나 인생관도 앞선 세대의 변곡점을 지나 터닝포인트(Turning point)가 되는 그런 세대이다.


위의 한강의 기적 세대는 아직도 빨리빨리 문화가 완전히 체내에 녹아 있어, 뭐든지 급하게 처리하려는 경향이 있고, 특히 업무처리를 빨리 해야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필자가 만난, 서울 강남지역의 20년 차 퀵서비스 기사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배달품을 송부할 때

"기사님! 급한 건이니 최대한 빨리 배달해 주세요."라고 재촉하며 심지어 급송료까지 추가 지불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오토바이를 빛의 속도로 달려 배송지에 가 보면

"왜 이렇게 빨리 오셨어요? 이번 주 안에만 도착하면 되는데요."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고 한다. 아마도 빨리빨리 세대의 업무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드는 대목이다.


한국 기업에서 채용 시에 여전히 지금도 듣는 얘기는 "그 친구 빠릿빠릿 해?"이다. 중국의 만만디처럼 느긋하게 업무 처리를 하면, 그것은 곧 업무 능력이 부족한 인재로 낙인 되는 것이 한국 기업의 특징이다.


또 한 가지 예를 들면, 외국계 기업이 한국 현지 법인으로 있다가 철수하는 경우, 그 기업을 한국 토종기업이 인수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이 경우, 예전에 해외 본사에서는 소위 실적관리를 느긋하게 또한 마케팅 전략 수립 차원에서 관리해 오다가, 한국 토종 기업으로 인수가 되는 순간부터 실적에 대한 쪼으기로 직원들의 업무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는 현실이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과감하게 다시 한번 작금의 시대에 행동 강령을 재정립해 보고자 한다.


"오늘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가 아니고, 오늘에 할 일은 필요충분하게 분석하여 Just in time에 처리하자!"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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