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미의 머리를 친다

잘려나간 머리와 몸통 사이로

끈적한 점액질이 흘러나온다

이것은 가자미의 결말인가

나는 죽은 것을 다시 죽이는 게 업인 사람

그것은 요리라는 이름으로 다시 꿈을 꾼다


사람들은 새로운 삶을 부여받은 것처럼 환호하며 젓가락질을 멈추지 않는다

메뉴판 옆에 과거의 꿈이 적혀있다

이제는 이게 저의 꿈이에요 라고 말한다


밤새 어둠 속을 도망치는 꿈을 꿨다

어둠 끝에 터널이 있는가

말 없이 함께 일하는 우리는

한때 조각보처럼 결합되기를 꿈꿨던 사이

이제는 각자의 조각으로 돌아가 문을 걸어잠근지 오래


손님들은 밀려들지만

살림살이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빳빳해지지않는 날들을 견디는 건

우연처럼 모든 것들이 시들어도 그것들을 껴안는 것


화장실 변기에 앉아 축축하게 운다

꿈의 밖에서도 나는 꿈을 꾼다

여전히 어둠 속을 도망치고 있다


주문서가 들어오지 않는 틈을 타서 체리를 나눠 먹는다

체리는 검붉어서 멍이 들어도 보이지 않는다

체리를 씹으며 물컹한 한마디를 주고 받는다

내일을 꿈꾸는 사람들처럼


모든 시도가 건너편이 되어도 꿈을 꾼다

가자미는 내일도 펄떡일 것이다

모든 꿈은 곁을 지니고 있다

곁은 모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