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9. 끝까지 나를 데려가는 마음
살아오면서 수없이 부서졌다.
한계를 넘었다고 생각한 날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 여기까지 왔다.
무언가 대단한 이유 때문은 아니다.
누군가가 나를 끝까지 끌고 온 것도 아니다.
단지, 아주 작은 마음 하나.
“여기서 멈출 수는 없어.”
그 한마디가 나를 끝까지 데려왔다.
사람들은 말한다.
인생은 강한 사람이 이겨내는 거라고. 하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강해서 견디는 게 아니라 버티기로 선택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이다.
어떤 날은 침대 밖으로 나오는 것조차 큰 용기였다.
어떤 날은 딱 한 끼를 챙겨 먹는 것만으로도 내가 나를 지켜낸 날이었다.
그런 작은 결심들이 쌓여 나는 나를 끝까지 끌고 왔다.
모든 걸 그만두고 싶었던 날, 나는 단 한 사람만을 위해 남았다.
바로 나 자신.
아무도 나를 이해해주지 않을 때, 나는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래도 나는 내 편이 되어줄 거야.”
그 다짐 하나로 숨을 이어갔다.
아무도 모르는 전쟁 속에서 나를 한 발, 또 한 발 끌고 왔다.
결국 나를 끝까지 데려가는 건 그 누구의 응원이 아니라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는 단단한 고요다.
사람들은 결과만 본다.
‘지금 너는 괜찮아 보인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 괜찮음 뒤에 얼마나 많은 ‘그만두고 싶은 밤’들이 있었는지를.
눈물로 지운 하루, 말도 없이 무너진 마음, 어디에도 걸지 못한 기대들.
그 모든 걸 조용히 끌고 여기까지 온 사람은 바로 나였다.
때로는 아무 이유 없이 살아야 할 때가 있다.
의미도, 목적도 없는데 그냥 숨을 쉬는 날들.
그런 무표정한 시간 속에서 나는 알게 됐다.
“살아야 하니까 사는 거야.”
그 말은 절망이 아니라 지극히 단단한 생존의 의지라는 걸.
나를 끝까지 데려가는 건 꿈도, 목표도 아닌 아무도 모르는 ‘버티는 마음’이다.
살아낸다는 건 그 어떤 영광보다도 깊은 존경을 받을 일이다.
세상은 성공을 칭찬하지만 나는 버티는 사람을 더 오래 바라본다.
휘청거려도 다시 서는 사람, 지지 않아도 계속 가는 사람, 그 속에 있는 조용한 불꽃 하나.
나는 그런 마음으로 살아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 마음 하나로 살아갈 것이다.
오늘도 하루가 저문다.
무언가 이뤄낸 것도 없고 칭찬받을 일도 없지만 나는 나를 안아본다.
“오늘도 수고했다.”
“끝까지 네 편이 되어줘서 고맙다.”
이 말이 어쩌면 내가 오늘까지 살아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일지도 모른다.
끝까지 나를 데려가는 건 누군가의 말이 아니라 조용히 다짐했던 나 자신의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