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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착길 Mar 30. 2021

컵 안의 우주


모두 보내고 난 뒤

컵에 온수를 담고

커피가루를 쏟는다


젓가락 하나 꽂아

빙빙 돌리면

투명했던 물이

까만 캔버스가 된다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어제는 오른쪽으로 돌렸으니

오늘은 왼쪽으로 돌려본다


옅은 아메리카노의 거품이

쉼표가 되면 좋으련만


얼씨구

지구 같은 작은 방울 주위를

달 같은  작고 귀여운 방울이

빙글빙글 돈다


쉼표를 그리려 했다가

잠시

우주를 보았다


지구 같은 아이

바라보는 달 같은 엄마


컵 안의 우주 마시며

쉬었던 어느 날 아침



지구와 달 같은 방울 둘


달을 품은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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