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나 여기 있어

by 착길


만발했다기에

곧 비도 내린다기에

마지막인가 해서 나갔다가

뜻밖의 꽃송이도 줍고

인사하고 돌아 밤엔

이런저런 생각도 면서

의미를 찾기도 했어요


역시나 다음날 비는

온 세상 먼지를 다 씻어줄 듯

줄기차게 시원하게

뚝뚝 뚝뚝뚝 떨어졌지요

빗물 웅덩이에 신발이 젖어도

우산 속에서 웃음이 만큼

맑은 비가 쾌했어요



비 갠 후 아침 하늘은

청명 그 자체

절기상 '청명'인 날래요


밤사이 떨어졌을 꽃들이

궁금해서 다시 그 길을 찾았어요

맑은 비가 깨끗이 씻어준 꽃잎들이

폭신폭신 연분홍 꽃이불마냥

소복이 곱게도 쌓였네요

그렇게 모두 떨어졌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리고 올려다본 하늘엔

흰분홍꽃들이 환하게 웃으

"아직 나 여기 있어."라고

속삭이며 손 흔들고 있


비 온 뒤를 쓸데없이

걱정했나 봅니다


엉엉 울다가도

맑게 씻은 미소를 짓는

아이처럼

간밤에 하늘이

시원하게도 울었나 봅니다


꽃길 위의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