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나무

by 착길


부처님 오신 날

어른들 모셔놓은

할아버지 만나러

절에 갔다


사실 그곳에

안 계신 듯하다

살아계시던 고향에서나

어렴풋이 느껴지는 할아버지

아들 손 잡고 들어간 법당

커다란 황금 불상

수많은 이름들 사이 어디쯤

보이지 않는 할아버지


금부처 향해 삼배하면서

우린 할아버지께 인사한다


앞마당 커다란 연등나무 아래

아들은 범종을 신나게 울리고

향불을 놀이 삼아 피운다


부처님 보시기에

할아버지 보시기에

그저 좋았더라 법한 날


그날 나무는 온통 연등이 감싸고

오색 등이 온 세상을 밝힐 듯

마당 위 하늘을 덮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 인사동 거리에서

황금나무 한 그루를 들고 왔다


연등나무 황금부처가 앉은 듯한 그림,

한 그루 가져와 그녀 집에 심어주고 싶었다


하금숙 작가님의 <황금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