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들겨 맞은 듯한 욱신한 몸을
침대 밖으로 꺼내는 첫 발의
뒤꿈치가 찌릿하다
절뚝절뚝 내딛고 닿은 주방에서
눈 비비며 찾은 먹거리로 차린
밥상이 초라하다
폭풍 같은 시간을 보내고
누워 버린 밤의 흔적들이
먼저 일어나 있다
삼 년은 곁에 있고 싶었다
또 삼 년을 곁에 있게 되었다
십 년째 부대낄 줄은 정말 몰랐다
숨을 고르고 한가롭게 거닐다가
돌아와 앉으면 마음결이 잔잔해지면서
떠오르던 귀여운 얼굴과 목소리가 그립다
하루 종일 거울처럼 마주 보고
소리 지르고 울고 불고 웃다가
누가 누구인지 뒤죽박죽이다
세상 무슨 일보다 있어주는 일이
가장 아름다운 일이라고 믿었다
입안이 헐고 목이 잠겨도 그렇다
곁에 있어주는 이들에게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