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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착길 Nov 02. 2021

빛과, 함께라서

정말 다행이군ㆍ이승윤


꼼짝 않고 집안에 머물러야 하는 시간을

여러 번 겪으면서도 다행인 건

빛이 들어온다는 것


한 발도 못 나가는데

세 발 이상 들어와 주기에

기꺼이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


먼저 얼어버린 마음을 이미 알아차리

여기저기 빈 데 없이 곳곳마다

찾아와 비춰주는 것


갈 듯 말 듯 갈팡질팡

가을 핑계로 눈 시리게 물들이면서

더 얼기 전에 담아두라고 환하게 비추는 것


빛보다 눈부시고 볕보다 따스한 이들과

함께 머물러서 함께 나누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것






이승윤의 노래 <정말 다행이군> 입안에서 맴돕니다. 이승윤의 모든 노래가 마음을 울리지만 최근엔 이 노래가 더 와닿아요. 어려운 시국에 고된 일과 시시콜콜한 것들을 나눌 이가 곁에 있어 정말 다행이라고 실감하는 중이거든요. 고마운 노래를 함께 나눕니다. 빛과 사람과 노래가 있어 정말 다행입니다.




정말 다행이군



좋은 아침이란 말 대신

고된 하루라는 말로

우린 아침인사를

대신하곤 하지


고된 나날들을 함께

빈정거리면서 낄낄대고

시시콜콜한 헛소리를

진지하게 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군

정말 다행이야

정말로 다행이군

너와 내가 우리라서


길을 걷다가 햇살이

자꾸만 나를 째려봐서

나도 같이 노려보다가

눈물이 핑하고 돌았네


그런데 눈이 팅팅 부은

너는 나를 보고선 웃어

나도 그런 너를 보고선

웃음이 터져버렸네


정말 다행이군

정말 다행이야

정말로 다행이군

너와 내가 우리라서


정말 다행이군

정말 다행이야

정말로 다행이군

너와 내가 우리라서


정말 다행이군

정말 다행이야

정말로 다행이군

너와 내가 우리라서



이승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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