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
안으로 들어와
열 달을 한 몸이다
차가운 겨울 새벽
밖으로 나와서
품에 안기지 못하고
거꾸로 발목 잡힌 채
멀어져 간다
이건 뭐지
여긴 어디지
아기는 어딨지
왜 울지 않지
멈춰버린다
한참이 지나도록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고
찰싹찰싹 소리만 들리고
정신은 또렷해진다
세상으로 나온 아기의 고요가
이토록 무섭고 이상할까
온갖 주문을 다 외운다
하늘이 도왔을까 아기가 이겨냈을까
멀리서 들려오는 우렁찬 울음소리
자기의 존재를 알려주는 그 소리가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지
그제야 함께 울어버린다
일주일이 지나서야
품으로 돌아온 아기는
만나기 전까지 열심히 연습한 듯
땀 뻘뻘 꺼이꺼이 모유를 흡입한다
조금 늦게, 강한 모성을 실감한다
까만 새벽마다 울어재끼는 소리
아기의 쩌렁쩌렁한 울음소리
살아 있다는 그 소리가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지
이제는 지그시 웃는다
울기만 해도 고마웠고 웃기도 잘해서 기특했단다.
내 안으로 온 순간부터 그랬단다. 너의 모든 소리가 반갑고 애틋하고 사랑스러웠단다.
네가 나오기 직전 우주 속에 있는 듯 수많은 별들이 보였어. 신비스러운 기분에 휩싸인 채 정신이 몽롱해지다가 너를 볼 수도 만질 수도 없게 되니 정신이 또렷해졌지. 일주일 만에 돌아온 너는, 그래서 더 신비한 존재란다. 작디작은 아기가 스스로 자라서 내게 왔으니 얼마나 신기하겠니.
그래서 네가 별 같았나 보다. 나만의 스타. 별 같은 내 아들. 별난 구석이 많아 당혹스러울 때가 많지만 지나고 보면 참신한 경험들로 기억되고 웃음이 나. 울게 했지만 결국 웃게 한 일이 더 많은 *레드 다이아몬드 같은 내 새끼. 내게 와줘서 반갑고 이만큼 자라줘서 고마워. 부족한 엄마지만 너를 포근하게 품을 수 있도록 더 넓고 따뜻해질게.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한 게 있다면 그 말처럼 너를 아낀단다. 앞으로도 건강하게만 자라 다오. 너를 만나 시작된 나의 기도가 영원히 너를 지켜주기를.
열 살이 되면 너에게 어떻게든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어. 건강한 열 살 소년이 되어주어 고마워. 스무 살의 너는 어떤 모습일까. 상상만 해도 웃음이 나. 나를 웃게 하는 나만의 스타. 사ㆍ랑ㆍ해!
*레드 다이아몬드 같은 내 새끼 : 지난 추석 때 함께 본 영화 속에서 (엄마가 딸을 보고 금쪽같은 내 새끼라고 부르니) 아들이 자기는 레드 다이아몬드 같은 내 새끼라고 불러달라고 했던, 그 뒤로 우리집에서만 부르는 아들의 별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