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한 번은
오롯이 나를 위해
시간과 돈을 써요
네다섯 시간 동안은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있거든요
혼자일 때는
고역이었는데
아기가 나온 뒤로는
홀로 앉아 있는 시간이
눈물 나게 감사했어요
첫 아이 모유수유 끝낸 후
부리나케 뛰어가 앉아
마음껏 요구했어요
세심히 알아듣고
정성껏 만져주고
변신을 시켜줘요
까맣게 긴 머리카락을
자르고 볶고 색을 입혀주니
거울 속에 미소 짓는 내가 보여요
컬은 안으로든 밖으로든
만져주면 되는 스타일로 해요
마음대로 만들 수 있거든요
무거워진 머리카락이
훨훨 자유로워지는 날엔
시간도 돈도 그 무엇도
하나도 아깝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