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장보기

설 연휴 긴급대비

by 착길


날은 흐리고 몸은 가라앉고

꼼짝 않고 싶은 연휴 전 날

냉장고는 텅 비었는데

가까운 마트는 이사 가고

바쁜 날 배달시키기는 그렇고

나는 두 아이의 엄마고

가자, 아들아!


아들과 나란히 자전거를 탄다

좁은 길에선 앞서 달려도

고집 센 아들이 순순히 따른다

그저 엄마랑 자전거만 타도

신나고 좋은지 흐뭇한 표정이다

나오길 잘했네


먼저 아들이 좋아하는 분식을 사고

딸과 남편이 좋아하는 반찬도 사고

내일부터 소진할 식재료를 사서

자전거 앞뒤로 가득 장을 봐오니

어릴 적 울엄마의 무겁고 터질 듯했던

명절 장바구니가 생각난다


울엄마는 오늘도 장을 보러 가셨겠지

버스 타고 삼륜오토바이 타고 몇 날 며칠을

장을 봐놔야 안심하는 울엄마

먼 곳의 딸들이 못 가도

정성 다해 명절을 준비하는 울엄마

엄마의 장보기와 상차림은

그곳로 보내는 사랑이다


울엄마의 발끝도 못 따라가는 장보기

아들이랑 사이좋게 다녀와

냉장고를 워두고는

든든하 마음부르다


명절 같지 않은 설이지만

두가 배부르고 마음부른 날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