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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혜솔 May 23. 2021

왜 '반영성'을 논하는가?

Bi-weekly Journal Ⅱ - 반영성

2021년 3월 28일 ()


.  신념과 가치

 

1. 재능보다 지혜재치노력이 오래 갑니다 

  저는 미야시타 나츠의 <양과 강철의 숲>에 나오는 재능이라는 말로 도망치면 안된다포기할 구실로 삼아서는 안된다경험이나 훈련노력이나 지혜재치끈기그리고 정열... 재능이 부족하면 그런 것들로 대신하자. ” 라는 문장을 좋아합니다. 제 스스로 재능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남들과 나 자신을 비교하며 타고난 재능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열등감을 키웠고, 열등감은 저를 주눅 들게도 하였지만,‘노력하는 사람’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저는 재능보다 지혜, 재치, 노력이 오래간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삶의 신념입니다. 


 2. 공감은 힘이 셉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며 공감의 힘을 믿습니다. 공감은‘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힘’을 갖게 하고, 사회복지사가 할 일은 내담자의 마음을 읽어주고 타인 중심으로 서 있는 사람에게 자신이 가진 힘을 일깨워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제가 가진 사회복지사로서 가치입니다. 


.  편견 

 1. 경험이 편견이 될 때 

  사회복지 현장이 일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은 대체로 사회적 배제를 경험하고 있는 취약계층입니다. 다수는 과거에 사회적 성취를 이루고, 실패의 경험을 가진 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이 표현하는 과거의 영광이 다소 과장된 것이라 하더라도, 현실의 경제적 어려움은 그가 표현하지 않아도 알고 있습니다. 내가 도움을 주는 입장을 오래 경험하면서 저는 도움을 받으며 생활해야 하는 삶에 대한 편견을 갖게 되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경제적 독립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고, 독립적이지 못하면 폐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은 두려움을 갖게 합니다. 이것은 경험이 편견이 된 사례입니다.  


 2. 신념이 편견이 될 때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 살면서 깨닫게 된 것 중 하나는 긍정적인 신념도 편견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큰 아이가 자라며 곧잘 묻습니다.“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해?”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너무 놀랐습니다. 어떻게 노력하기도 전에 그런 생각부터 할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찬찬히 생각해보니, 내가 아이에게 노력을 강요하고 있구나. 노력해도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두려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노력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해 무심했구나 하고 말입니다. 정작 저 자신도 노력해도 안되는 무수한 일들을 경험했음에도 말입니다. 노력에 대한 제 신념은 생각보다 큰 편견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왜 반영성을 논해야 하는가?

  연구는 개인이 가진 철학에 영향을 받습니다. 철학은 연구에 영향을 미치는 연구자가 가진 추상적인 생각(idea)와 신념입니다. 우리가 학문적인 훈련 과정을 거치다보면, 다양성을 인식하고, 수용할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학문적 공동체를 통해 나의 철학을 공고히 하기도 합니다. 연구와 관련한 철학적 가정을 네 가지 즉, 존재론적, 인식론적, 가치론적, 방법론적으로 구분한다고 할 때, 제가 가진 철학가정은 무엇인지 탐색해보았습니다. 지금 현재를 놓고 보면, 필자가 가진 철학적 가정은 ‘가치론적 가정’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연구는 가치개입적인 특성이 있고, 현장으로부터 수집된 정보와 연구자로서 필자가 가진 가치와 편향을 반영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필자는 연구라는 것은 결국 연구주제에 관련하여‘자신을 자리매김(posotion themselves)’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 철학은 시간에 따라, 연구 경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현재 필자가 서있는 자리에서 어떠한지를 깨닫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한 필자는 사회 구성주의가 가진 해석적 틀에 대해 다른 틀에 비해 더 깊게 공감합니다. 개인적 가치는 존중되어야 하고, 개개인이 경험하는 복수의 실재들이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발현되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필자가 가진 철학적 가정과 해석적 틀은 지속적으로 변화되더라도,  질적 연구에 임하면서 항상 ‘연구대상자가 경험하는 실재’의 중요성을 염두에 두고 연구에 임할 것입니다. 이것은 필자가 현장에서 ‘클라이언트 중심에서 생각하기’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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