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 정리가 남긴 다짐
“왜 이렇게 아직 춥지?”
말은 이렇게 하면서 마음에는 이미 봄이 찾아들었다.
옷을 검색하고 있는 나를 알아차렸다.
주말을 이용해 옷장의 옷을 모두 끄집어냈다.
어디 있는지 몰라 입지 못했던 겨울 바지를 발견하고 혼자 피식 웃는다.
“3년 동안 입지 않은 옷은 버려라.”
이호선 교수가 말했던 버림의 기준이 떠올랐다.
다행히 이사 오면서 옷을 많이 버리고 온 덕분에 더 버릴 옷은 없는 듯하다.
그럼에도 침대 위에는 금세 옷 산이 만들어졌다.
먼저 한여름에 입을 옷을 골라 옷장 뒤쪽에 넣어 둔다.
이제 바지를 고른다. 색깔대로 칸을 정한다.
검정색, 베이지색, 청색으로 나뉜다.
윗옷을 고르니 흰색과 검은색이 대부분이다.
예전에는 꽃무늬를 좋아했는데 어느 날부터 꽃무늬 옷을 입지 않는다.
내가 꽃무늬 옷을 입으려 하면 말려 달라고 남편에게 미리 당부해 두었다.
경로당에 수업을 하러 간 적이 있었다.
그곳의 할머니들은 알록달록한 꽃무늬 옷을 입고 계셨다.
나이가 들수록 화사함을 옷에서 찾고 싶어서 그럴거다.
너무 요란한 꽃무늬는 오히려 나이를 더 들어 보이게 했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도 꽃무늬보다는 밝은 색으로 분위기를 내 볼 요량이다.
내가 좋아하던 꽃무늬 옷은 그렇게 옷장에서 퇴출되었다.
색깔별로 분류해 옷장을 정리하고 구김이 많은 옷은 세탁을 했다.
옷장 정리를 마치고 나니 다행히 옷을 사고 싶은 마음도 조금은 사라졌다.
옷 또한 환경오염의 주범이 된다고 하니 갖고 있는 옷으로 살아 보려 한다.
예순다섯쯤 되면 철마다 세 벌의 옷만 가지기로 했다.
그러려면 지금부터는 있는 옷을 열심히 입고 정리를 해야 한다.
멈춰있던 체중계에 건전지를 넣었다.
체중이 2kg 늘어나 있다.
글을 쓰느라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었다.
머리를 써서 그런지 당이 당긴다.
바지 엉덩이가 터진 이유가 있었다.
있는 옷을 잘 입으려면 내일부터 공원을 걸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