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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시민 Sep 10. 2023

[밝은 밤]; 사랑에서 사랑으로




마음의 바닥이 어딘지가 느껴질 정도로 깊게 내려갔다가

문장이 닿은 곳마다 사랑으로 채워지는 기분.

가슴이 심하게 아려서 책을 넘기다가 잠깐 쉬어야겠다고 자리에서 일어난 적도 많았다.

책을 다 읽은 장소는 기차였는데 주체할 수 없는 마음이 흘렀다.

정말 정말 너무 너무 좋은 책. 주변 모든 여자들에게 이 책을 쥐어주고 싶다.












책의 내용 자체는 간단하다.

증조모, 할머니, 엄마, 그리고 주인공 나까지 이어지는 삶의 크고 작은 사건들.

연락을 끊고 살던 할머니를 우연히 희령이라는 곳에서 만나

할머니의 입을 통해 듣게 되는 옛날 이야기.




내가 숨 쉬며 살아가는 게 의아할 정도로 힘들었던 시절,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 행복했던 시절,

사랑, 이별, 만남과 그 시간들이 3대를 거쳐 내려온다.

우리네가 사는 이야기지만 기적 같다 느꼈다.













기차에서 읽다가 눈물이 흘러 혼났던 부분.

피치 못할 사정으로 새비 아주머니, 희자, 명숙 할머니와 헤어진 할머니의 가족.

누구보다 가까웠던 그들과 떨어지게 되고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삶의 무게에 짓눌리며 할머니는 희자와 명숙 할머니의 편지에 답장을 하지 않았다.




왜 답장을 하지 않았는지,

그들의 편지를 읽는 게 냉랭한 일상을 살아내는 것보다 왜 힘든 것인지.

그게 사랑이라서. 사랑이 나를 울게 해서 라는 이유가 절절했다.

사랑해서 초라해지고 사랑해서 버겁고 사랑해서 싫은 그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아직 2023년이 다 지나지 않았지만

이 책은 내가 2023년에 읽은 최고의 책이 될  것 같다.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하게 데워져 겨울에 읽었으면 더 좋았으려나 했지만

사실 크게 상관없다.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어떤 계절인지, 어떤 기분인지와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좋은 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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