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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나다로 떠난 벨라 Oct 23. 2023

내가 내리는 지금의 선택이 최선의 선택임을 믿어주기

많은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는 동지들에게

그렇게 바라던 환경 관련 회사의 마케터로 합격이 되었음에도 기쁘지 않고, 계속 더 좋은 조건과 나에게 맞는 직업과 환경이 있다고 생각하며 입사일을 계속해서 미루며 또 다른 기회들을 찾아다녔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난 지금에서야 다음달이면 곧 입사할 회사에서의 새로운 삶이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근 한달동안 내가 한 일은 자신감과 자존감 기르는 일이었고 '완벽함'이라는 강박을 벗어나기 위한 정신건강 운동이었다.


사실 최종 입사 제안을 받았던 회사는 이 외에도 2개가 더 있었고, 그 외에도 대학원만 아니었다면 바로 도전했을 회사들로 여러개가 있었다. 지금 지원을 하지 않으면, 문을 두드리지 않으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같고 엄청나게 후회를 할까봐 고통의 시간들을 보냈다. 그러다 목원대학교 교수님을 통해 취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조언이 될 수 있는 강의를 하는 제안을 받았다. 사실 이 당시만해도 나의 자신감과 자존감은 바닥이었고 내 앞 길도 모르겠어서 허우적되는 내가 희망가득찬 푸릇푸릇한 학생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 걱정되었다.


그래도 연락을 주신 게 감사해서 피피티를 띄우고 빈 화면을 보고 생각했다. 내가 과연 20대 초반, 중반, 대학교 학부시절로 돌아가면 나 스스로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을까 고민하니 지금 나에게 해주고싶은 말들과 사뭇 다르지 않고 비슷했다. 인생은 완벽하지 않고, 나 또한 완벽할 수 없으며 완벽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말해주기로 했다.


20대 초반으로 돌아가면, 나는 나에게 '정답'이라는 기준과 잣대를 들이밀지말고 나만의 소신을 갖고 많은 경험을 눈치보지 말고 많이 하라고 조언할 거 같다. 생각해보면 20대 때는 '대기업'에 입사하지 않으면 루저, 실패자라고 생각했고 대기업에 입사하여 타동기들 앞에서 우쭐해보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거 같다. 실제로 나는 대기업에 지원했고 서류까지 합격했지만, 인적성 검사가 두려웠고 공부를 잘하지 못해 떨어졌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매일밤 인적성 시험이 무서워서 제대로 공부도 안하고 떨어진 쓸모없고 능력없는 사람으로 나 자신을 하대해 왔다. 너는 한 번 떨어졌으니 다시 도전할 자격도 없다는 등 스스로를 갉아 내렸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꼭 대기업에 취직을 하는 것이 답이 아니고 세상에는 더 많고 다양하고 많고 재밌는 직장과 기회가 수많게 존재하는데도 저 때는 무슨 도움도 안 되는 '흑백논리'적인 사고를 가졌었던 것인지 귀엽기도 하다.


실제로 대기업에 떨어지면서 진짜로 이 나이가 아니면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인 대학생 창업에 도전했고, 기사에도 실리며 좋은 사람들과 경험을 느낄 수 있었다. 24살의 어린나이에 사업을 하면서 마케팅의 중요성을 느끼고 공부를 해보고 싶어서 구글광고지원팀에 입사하여 해외취업을 하여 해외에서 근무를 하며 또 다른 세계를 배우고 성장했다. 2년 뒤 한국에 귀국해서는 그렇게 가고 싶었던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마케팅 관련 컨설팅과 광고운영 및 강의를 하며 프리랜서로 활동을 하기도 했고, 스타트업에 어린 나이에 마케팅팀장이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하고 NGO 디지털후원개발팀의 과장 그리고 지금은 내가 원하는 산업이면 지원해서 어디든 갈 수 있는 자유로운 마케터가 되었다.


과연, 내가 졸업후 바로 대기업에 취직했으면 위와 같은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을까? 절대 아니다. 사람들은 다 자기들만의 길이 있으며 그 길을 가며 자신만의 색상과 재밌는 스토리를 갖게 된다. 그거면 된거다. 학생들에게 그렇게 말해주고싶다.


설령 지금 꿈과 하고싶은 혹은 가고싶은 직장과 생각나는 일이 없다면, 때론 나처럼 끌리는대로 일을 하거나 흘러가는대로 흘러가면서 경험을 많이 하면서 그 과정속에서 방향을 찾기도 한다. 그러니 인생의 답은 없으니 남의 시선을 되도록 의식하지않고 진짜로 그냥 내가 해보고싶은 일을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심지어 내가 가고싶었던 회사가 떨어지고 차안이었던 회사에 붙었다면 우선 가보라고 조언해주고싶다. 인생은 어디에서 어느순간에 기회가 찾아올 수 있을지 그 누구도 모른다. 그러니 나의 작은 우주가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해서 새로운 경험을 놓치는 실수만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학생들에게 그리고 20대 학부시절의 나에게 해주고싶은 말들을 써내려가다보니 어느새 내 머릿속도 훨씬 심플해지고 시원해졌다. 마치 민트캔디를 먹은 기분이랄까? 물론 지금 환경 관련 회사에서 마케터를 하면서 내가 놓칠 수 있는 기회도 있겠지만, 그와 동시에 다양한 경험을 그곳에서 할 것이고 나는 후회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림의 떡과 같은 다른 기회들을 잡지 못해 후회하는 시간에 지금 내가 내린 선택이 최선이었음을 인지하고 나를 칭찬해주고 믿고 한 번 걸어보자. 걷다보면 또 다른 기회와 우연이 나를 찾아올 것이다.


100세 시대, 마음만 먹으면 하고 싶은 일을 꼭 당장 하지 않아도 몇 년 뒤에 다시 도전해볼 수 있으니 너무 좁게, 모 아님 도 사고는 조금 뒤로 하고 우선 경험해보자.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인 '드로우앤드류'에 업로드한 채널중에 '내 마음을 단단하게 만드는 법' 콘텐츠에서도 이런 말이 나온다. 우울증이 한국을 포함한 많은 선진국에서 나타나며 그 이유는 선택할 옵션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언뜻 들으면 선택할 게 많으면 좋은데 왜 우울증이 올까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이 상황에서는 한 가지 선택을 하면 다른 선택들을 저버리고 내가 내린 내 결정이 최선이 아니었으면 어떡하지 괴로워진다는 것이다. 최선의 행복을 주는 게 아니었으면 어쩌지?


하지만 이 또한 거만함에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누구도 우리가 내린 매일의 선택이 완벽할 수도 없으며 최선이었음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단 한가지가 있다면, 결정을 내리는 내 자신을 믿고 따라가주는 일뿐이다.


"그래, 잘했어! 한 번 가보자고."

"난, 나를 그리고 너를 믿어."

"나도 그럼 선택한 이 길에서 최선을 다 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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