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지음
회사에 꼬박 출근할때엔 여름휴가만을 꿈꾸며, 그 계획을 세우며 힘든 지하철과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견디곤 했었는데.
2017년 5월말 큰 야심을 가지고 남편과 함께 시칠리아 여행을 했었다. 7일 정도 시간을 보냈었는데
원래는 로마에 도착해서 바로 시칠리로 떠나는 마지막 비행기를 타려는 일정이였으나 인천공항에서
출발할때 중국 이슈로(중국에서 항로 허가를 안내줬던가 뭔가 이런 이슈) 40분 지체된것이 화근이 되어,
로마에 도착하자 이미 시칠리로 떠나는 비행기는 모두 클로징된 상태여서.
처음부터 계획이 꼬였다는 낭패감을 뒤로하고 어찌저찌 호텔 예약하고 일정을 변경해서 로마 하루 관광후,
시칠리로 떠났었던 기억이 있다.
밀라노에 1년 2개월 살았던 나름 이태리 유학생 출신으로서, 아주아주 간단한 언어는 이태리어로 되는것을
믿고 꽤나 호기롭게 시칠리로 떠났던것 같다 돌이켜보면.
그곳은 영어는 그다지 잘 안 통하고, 이태리어를 하면 조금은 편한 곳이였다.
역시나 렌트카 빌릴때 또 문제가 생겨서 렌트카 직원하고 거의 30분을 얘기를 했었는데
이땐 평소 버벅대던 영어도 흥분하고 열받아서 그런지 매우 플루언틀리 나와서, 얘기 끝에
이태리 직원이 넌 한국앤데 영어를 아주 잘하는구나! 이런 얘기까지 하고는 겨우겨우 또 차를 빌렸다.
우리가 예약했던 차는 우리가 일정을 바꿨기때문에 이미 없다하고 예약한 차보다 더 크고 비싼 차를 할수
없이 빌렸다.
어쨌든 차를 빌리고 나자 여행은 시작되었다. 시칠리아는 차를 렌트하지 않고서 여행 하기엔 꽤나 험난한
곳으로 사료되는바, 김영하의 시칠리아 여행기에서도 그런 부분은 충분히 그려진다.
열차 시스템 열악하고 그나마 버스가 낫고, 연착이 되거나 탈 것이(기차든 뭐든) 오지 않더라도
명확한 설명 또한 없는.
예전에 출간되었던 김영하 작가의 시칠리아 여행기인 이 책은 약간의 개정이 되어 새로운 이름으로
재출간 된것이고, 난 그 책을 읽었었지만 다시 이 책을 새롭게 읽게된것이다.
김영하씨는 작가답게 별거아닌 일상도 너무나 풍부하게 그려내는데,
그의 글을 따라 읽으면서 어떤 지역은 내가 안 가본 곳이고 어떤 지역은 나 역시 가본곳이라서
그때 그 2017년 늦봄 초여름의 시칠리아의 햇살이 생각이 난다.
굉장히 건조한, 그리고 뭔가 황폐한
옛 영광은 있지만 지금은 가난한 도시, 슬럼화 이런 모습들 까지도 처연한 기분이 들었던
도시의 곳곳이 기억에 남았었는데 아마도 내가 밀라노를 잘 기억하고 있기때문에 더욱 대비가
되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의 리뷰보다는 순전히 나의 프라이빗한 여행 기억으로 이 책의 리뷰를 마치게 되네.
사실 책을 2주 전쯤 다 읽어서 아주 뭉퉁한 기억만 있어서 리뷰쓰는걸 패스할까 주저하다가
쓰게되는 것이라서, 책 얘기보다는 내 여행 기억을 끄집어내게 되었네.
왠지 내가 60살 되기전에는 시칠리아를 다시 갈일은 없을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때 그 여행의 기억은 정말 소중한 느낌.
이 책에도 나오는 Arrivederci! 는 다시 만나자의 느낌의 인사인데
다시 만날수 있을까 시칠리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