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뉴요커는 되지 못했지만

곽아람 지음

by 세레꼬레

곽아람 기자님에 대해서 많은것을 알지는 못하지만

우연하게 인스타그램에서 기자님의 글을 보고 팔로우 하게 되었다.


도서관에 입고된 그녀의 책들중에 왠지 끌려서 읽게된 에세이인데

저자가 마흔을 앞두고 약 1년동안의 병가(휴가인지 정확치 않다)를 빌어서

뉴욕에 체류하면서 겪는 일들에 대한 심상을 그려낸 책이다.


뉴욕과 밀라노,

전혀 상관없는 두 도시이지만

나 역시 서른을 앞둔 스물여덟이던 시절 밀라노에 약 1년(1년 2개월)을 머무르며

학위를 땄던 경험이 있는지라 이 체류기가 남다르게 마음에 와 닿았던 것 같다.


그녀도 2-3명의 룸메이트들과 아파트를 나눠 쓰고,

알게모르게 인종차별의 경험도 있고

뉴욕이라는 곳이 사방곡곡 어색한 곳 뿐들이여서 자신만의 루틴이나 안식처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도시에 조금 적응이 되면 전시회나 콘서트 등도 즐기게 되고..


내가 머물던 2009년엔 스마트폰이 없어서 상대적으로 정보가 많지 않았고,

밀라노는 뉴욕처럼 컨텐츠가 풍부해서 넘치는 도시는 아니였다 하더라도


조금 더 움직일걸, 조금 더 용기내 볼 걸 하는 후회가 가끔 든다.

그때엔 학교에서는 영어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학교 밖에서는 이태리어 못 알아듣겠고,

마침 유로도 너무 비쌌고(1유로당 1700원~1900원 하던 시절)

밀라노는 내게 너무 불친절한 도시라는 생각이 많았지만

딱히 도시를 즐기겠다는 야심도 없었다. 학교의 커리큘럼에 매여있기때문에

레폿이다 조별플젝이다 수업까지 챙기면 자유시간이 엄청나게 많았던 것도 아니고.


지금 다시 돌아간다면, 도시의 곳곳을 누빌것 같긴 하지만

그때의 나는 조금 겁도 많고 서툴었는데.


작가는 뉴욕에서 본인이 느낀것이

결국 자신은 크게 변하지 않고 어디에 있더라도 중요한 건 내 중심을 지키고 사는 것임을

말하는데 나 역시도 공감한다.


내가 서울에 있든 밀라노에 있든 어디 알 수 없는 알래스카 시골마을에 있든간에

변하지않는 것은 나의 중심이고 하지만 역설적으로,

변할수 있는 것도 나의 마음이다.


내가 하기에 따라

내가 어떻게 생각하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전혀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


새삼 인생의 진리라는것은,

이렇게 남의 책을 통해 갑자기 가슴에 콱 박히는 것이다.


한번은 밀라노에 돌아가보고 싶다.

많은 꿈을 꾸었던 그 시절이 그리운 그런 이유라기보다는

당시 애썼던 내가 좀 애잔해서.

난 사실 그때 스트레스가 많아서 무척 힘들었기에 그리운 마음은 없다.

만약 다시 가게되면 이제는 제대로 여유를 가지고 도시 곳곳을

쏘다니고 싶다는.


밀라노 두오모 한번 들어가보지 않았네.

관광객들은 무조건 들어가는데 말야.


뉴욕 체류기를 읽으며 나의 밀라노를 생각해 보게된 책인데

이 책은 작가의 전공인 "그림"과 함께 어우러지는 뉴욕에서의 감상을 그려내서 사실 너무 재미있다.

20대때 이런류의 책을 무지 좋아했다는걸 오랜만에 회고하게됨.

한동안 그림 관련 책들을 안 봤었는데, 다시 몽글몽글해짐을 느낀다.


난 어쩔수 없이 역시 예술러버, 그림과 책(소설)과 음악, 영화를 사랑하는듯.

영화가 그 중 제일 안 사랑하지만.

한때 이 취향들을 좀 제끼고 다른 종류의 지식을 넣어보고자 분투했지만

머리로 노력하는게 아니라 가슴이 이끄는 분야는 역시 어쩔수가 없다.

새삼 깨닫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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