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이영 지음
기자의 직업을 가지고 있는 저자의 합정과 망원 사이에 거주하며 겪어내는 동네 기반 에피소드가 담긴 에세이이다. 브런치북 대상을 받고 출간하게 되었다는데, 사실 이 책은 제목에 이끌려 빌려보게 되었다.
예상했던 것처럼 따스한 시선으로 동네의 이곳저곳을 바라보면서, 그리고 그 동네에 거주하는 1인 생활자로서 의도하든 의도치 않았던 나름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게되는 이야기들이 그려진다. 그리고 각종 취미와 운동등을 기반으로 소소한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모습도 꽤나 흥미롭다.
나 역시 약 10여년간 혼자 살아봤기 때문에, 그리고 그 중간중간 백수의 이름으로 굉장히 시간이 많았던 적도
있었기에 상대적으로 동네를 샅샅이 살펴볼 기회도 꽤나 많았었다. 내가 머물렀던 곳을 모두 나열하기엔 애매하지만 어쨌든 마지막 1인 생활자로서의 공간이 분당이였는데 분당은 신도시의 포맷에서 발전된 도시이다보니, 저자가 얘기하는 그런 공간들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었다. 이것이 분당 같은 신도시와 오래된 도시 서울과의 큰 차이점이다. 겉으로 보기엔 엇비슷해 보이지만 그 속의 컨텐츠로 들어가보면 어마무시한 차이가 있고, 그리고 밀집도 또한 달라서 신도시에서는 조금이라도 '내용'을 따지는 가게를 만나기가 참으로 쉽지가 않아서 프랜차이즈로 평준화되는 경향이 많다.
어쨌든 소소하고 담백하게 1인 생활자로서의 모습들이 잘 그려져있기에 읽고나면 어딘가 따뜻하게 뎁혀져오는 담요 속에 놓인 귤을 까먹는 듯한 그런 기분이 든다. 다른 사람의 방학때의 그림 일기를 보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사실 이 책은 브런치에서 글들을 접했다면 훨씬 더 재미있게 느꼈을 것 같다.
이건 내 편견인지도 모르겠지만 '책'이라는 매체로 글들이 묶여져 나올때엔 브런치에서의 감흥 보다
약간 더 진한 무언가를 늘 기대하는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브런치 글들이 책이 되었을때 어쩌면
조금 밋밋하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남들은 어떻게 사는지 사실 요즘 관심은 없는 주제이지만, 지난 시절 혼자 살았던 그 시절을 생각해보면서
스스로의 추억을 곱씹게 했던 그런 늦가을 군밤 같은 그런 책으로 모든 1인 생활자들에게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