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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레꼬레 Nov 05. 2024

토니와 수잔

오스틴 라이트 지음

톰 포드 감독의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를 재미있게 봤어서, 그 영화의 원작소설인 '토니와 수잔'을 읽을까말까 늘 갈등했었다. 내용을 뻔히 다 아니까 재미업을것 같아서 안봐야지 하다가도 그래도 한번 원작을 읽어볼까 하는 그런 아주 하찮은 갈등.


그러다가 도서관에서 빌릴 책이 마땅치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냉큰 빌려서 며칠만에 다 읽은 책이 

오스틴 라이트의 토니와 수잔이다.


여주인공은 수잔, 그리고 그녀의 전남편 에드워드가 보낸 소설의 남주인공 이름이 토니.

평화로운 40대 후반의 수잔의 일상에 에드워드의 소설이 그녀에게 파문을 일으킨다.

이 책은 수잔의 이야기와 그 안에서 수잔이 읽는 소설의 이야기가 액자식 구성으로 이루어진다.


사실 에드워드의 고통에 어느정도는 이입이 되다가도 수잔이 무너지는 결말이 나는 크게 와닿지가 않았다.

아마도 그녀가 에드워드에게 한 짓이 있어서, 그 모든 것들이 상처가 되어 에드워드는 소설속에

그것들을 빠짐없이 담았고 수잔은 소설 속에 빠져들어가면서 차차 그녀가 그에게 준 상처들을 깨닫고

점점 노여움과 황당함과 좌절감 등을 겪는 것을 알겠는데 그 감정의 깊이에 있어서

이 책이 얘기하는 것 만큼 내가 느끼지는 못했다는 것.

가해자는 늘 자신이 어떤 행동으로 피해자에게 상처를 줬는지 잊어버리지만

피해자에게는 때로는 평생을 짊어져야할 짐처럼 트라우마처럼 남는 상처가 되기도 한다는 것은

머리로는 알겠는데 가슴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것이였다.


사실 녹터널 애니멀스를 볼 때에도 '그게 그렇게 큰 상처였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내가 뭔가 잘못 짚은게 있는게 아닌가 라는 의문을 풀려고 소설을 읽은 것인데

소설을 읽으니 조금은 명확해졌다. 애초에 내가 이해할만한 감정의 종류는 아니라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꽤나 흥미로우니, 

뭔가 단순한 내용의 발랄한 소설과는 반대의 점에 있는

불안정하고 불완전한 그런 사건들과 감정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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