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시간이 이렇게
어느덧 1월 마지막날이 되었다.
사실 1월 첫 월요일에는 사무실에 있었고, 발령 후 배치받은 새로운 팀에서 팀원들과 티미팅도 했었는데
집에 와서는 나는 과연 이 일을 진심으로 하고 싶은건지, 이 일을 하고나면 일년후에 무엇을 얻을것인지
너무 고민을 심각하게 하다보니 말그대로 밤을 새워버렸다.
일부러 새우려고 의도한건 전혀아니였는데 새벽 3시를 기점으로 뭔가 잠도 안오고 회사에서 할 일과 나의
위치라던지 비전이라던지 이런것들을 시뮬레이션 하다보니 이건 아니라는걸 나 자신이 너무 잘 아는데,
관두기가 무서워서 혹은 대안이 없어서 그리고 돈은 벌어야하니까 또한 이제 40대이니 지금 이 위치를
차버리면 다시 되돌리고 싶을때 날 써줄곳이 없을것 같으니까 붙어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많았다.
2년전에도 퇴사에 대한 열망이 가득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엔 나의 팀장과는 불만이 없었는데 우리팀에 항상 깊숙이 관여했던 본부장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다.
당시 내 일의 포지션상 본부장이 다이렉트로 오더를 주고 체크할일이 무척 많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분의 방식에 대한 불만이 쌓여서. 직장은 그냥 닥치고 따라야하는 곳인데도
불구하고 아, 이렇게는 못하겠다는 생각을 참 많이도 했었고 결국 그해 6월에 제주도로 혼자 5일쯤 여행도
다녀오고 월말쯤에 그만하겠다고 본부장에게도 얘기했었는데 어찌저찌 본부장의 만류에 넘어가서
그 해엔 회사생활을 이어갔지만 한번 금이 간 컵 같은건 아무리 접착제로 붙여놔도 언제든지 또 깨질수
있는것 아니겠는가.
오히려 그래서 이번엔 결정이 매우 신속했다. 나의 이 신속함에 모두 어이없어하거나 놀라워했지만,
정작 나는 한 2년 묵힌 생각들이여서 놀라울게 전혀 없었다. 그리하여 지금도 월요병이나 월요일을 앞둔
직장인 특유의 일요일의 우울한 분위기 없이 지내는것에 감사하다.
자유로운건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했었다. 자유와 사랑이 제일 중요한것 같다.
각자가 느끼거나 세우는 가치는 다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자유로운게 중요했다.
그리고 지금도 그러하다.
하지만 큰 조직을 떠나 혼자서 결정하는 생활을 보름정도 지속해보니, 처음의 자유로운 기분이 지탱해주는건
한 일주일 정도이고 이제는 '자유'에게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그럼 뭐하지'로 시작되는 막막함과 불안함이
사실 요즘 내 기분 지분의 30%쯤 차지하고 있는것 같다.
계획적이거나 부지런한 형이 전혀 아니기때문에 그래서 더욱 조직생활보다는 자유로이 시간을 쓸 수 있는
생활을 동경했는데 막상 참 어렵게 느껴진다. 이제는 무모함으로 승부하던 20대도 아니라는 생각에
좀더 신중해지고, 조직을 떠난건 잘한것 같고 거기엔 후회가 없다. 다시 다른 회사(조직)에 조인하고픈
생각도 크게 없다. 늘 내 사업을 꾸려가고 싶었으니까.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시작할지에 대한 막막함이 밀려온다.
내일부터 약 일주일간 제주도 혼자여행을 하려고 계획중인데 제주도 간다고 해답이 찾아지는건 아니겠지만
이 막막함을 조금은 달래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오늘 오후는 마무리 한다.
퇴사 후 가장 잘한 일은 (아직까지는) 브런치에 기록을 시작한 일이다.
이렇게 어렵지 않은데 왜 그동안은 시도조차 안했었던건지.
#퇴사여행 #퇴사후보름 #자유와막막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