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1주일 1회 글쓰기 23주차(글 5편이 모자라네요.)
소설책 광인을 읽다가 새벽 4시까지 밤을 새고 말았다.
출근해야되는데 엄청 피곤한 몸을 이끌고 몽롱하게 하루종일 일했다.
내가 내 정신인지 잘 모를 정도로..
집에 와서 완전 기절했다.
다행히 금요일이라서 출근 생각 없이 푹 잘 수 있었다.
너무 푹자서 새벽 3시에 깨서 유튜브를 의미없이 보다가 토요일 10시에 회사에서 듣는 온라인 수업의 정기평가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회사에서 자격증 관련 수업을 무료로 제공하는데, 시험에서 일정 점수를 얻어야 수료가 되고, 점수 미만일 경우 수업료를 내가 (수료를 못한 책임을 지고) 내야한다.
온라인 교육 과정 수료를 하려면 매주 퀴즈도 풀어야 되고 두 개의 과제도 제출해야 되며, 시험 45문제를 풀어야 된다. 그래 시험..내가 주말 아침에 일어나서 노트북을 켠 이유다. 어디에 있던간에 오늘 오전 10시에는 반드시 이 시험을 풀어야한다. 공부? 물론 하나도 안했다. 자랑인가..시작할 때는 이 자격증을 꼭 따리라는 생각으로 도전했는데 지난 10년간 관련 자격증을 몇 개나 땄던가. 승진에 필요해서 3개 정도 딴 것 같으니 생각보다 나쁘진 않네.
오늘 시험 문제는 어렵지는 않았는데 다 못풀었다. 마지막 2분을 남겨두고 열심히 교과서를 뒤적거리고 있는데 답을 누르려고 보니 모니터에는 이미 제출되었다는 문구가 떠서 허무했다.
3문제나 못푼 채로 제출되었다.
잔여 문제 3문항.
그냥 찍기라도 할 걸 그랬다.
다 풀었어야했는데 시험이 끝났는데도 찝찝하다.
그래도 수료는 하겠지? 라고 기대해본다.
시험도 다 못풀고 소개팅도 망하고 정신 차려보니 집안은 엉망이고 아직까지 밥도 못먹었고.
인생을 적당하게 어떤 부분은 요령 피우며, 시간을 떼우며 살아온 것 같다.
소설 광인에서는 그런 식으로 사는 인물은 한 명도 없다.
나에게 더 소중한 것이 무엇인 지 본능적으로 선택하고 그 우선순위대로만 계산해서 행동한다.
위스키, 음악, 돈과 사랑(사람)
인물마다 한 분야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 복합적이지 않아서 명료하다.
내 삶의 작년까지의 나는 돈이였다면 지금은 사랑이고 싶은 사람이다.
생각해보니 20대에는 사랑이였던 때도 있었던 것 같다.
해원만큼 상대방에 집착하는 나.
내가 가지고 있는 일의 안정성이 좋기 때문에 나는 상대방과 물리적으로 매일 함께 할 수 없었고, 내가 아닌 누군가는 상대방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환경에 있는 게 미치도록 싫었다. 하진이 해원의 삶을 살기를 바랬지만 해원이 원하는 삶은 온전히 하진과 함께하는 삶인데 그걸 이해못하는 하진이과 답답한 해원이 이해가 갔다. 살의가 들 정도로 미쳐있었던 그 때의 경험 이후로 자연스럽게 이별하게 되었고, 거의 10년간 일에만 매진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경제적 안정은 따라왔다. 안정적인 사랑을 하고 싶은데 이제는 사랑할 줄 모르는 바보가 된 것 같다. 마치 공부는 하나도 하지 않은 채 오픈북으로 교과서를 요령껏 찾아보며 치룬 온라인 시험을 통과하길 바라는 것처럼, 사랑도 어느 날 운좋게 수료해서 내 울타리를 만들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사랑은 그렇게 아직 안되는건가. 어제까지 시도는 실패실패다. 그래도 오늘이 있으니까. 온라인 교육보다는 경험이 풍부하다고는 할 수 있겠다.
살아온 환경과 가지고 있는 경험의 폭이 다 좋았다. 해외생활과 열려있는 기회. 내가 결국 해야하는 건 외국어 공부인 것인가..ㅎㅎ내가 집에 있는 걸 좋아해서 내가 바라는 건 정착인 줄 알았는데 떠나는 것이였던가.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새로운 사람들에게서 에너지를 얻는 삶. 그리고 나보다 시야가 넓고 배울 점이 사람을 곁에 두고 사랑하는 것. 지금까지는 내가 가진 돈을 다 정착에 사용했는데 이제부터는 떠날 채비를 해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