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성 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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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터넷 카페에서 남편 단점을 적는 글이 있었습니다.
수십 개, 수 백개의 댓글이 순식간에 달렸습니다.
서로 공감하고 깔깔대며 이 집 남편이 거기 있었냐며 글을 썼습니다.
그런데 장점을 적는 글에는 잠잠했습니다.
세상에는 못된 남편들이 많아서 그런 걸까요?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재미있는 연구를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두피의 전기적 활동을 기록하는 전극이 설치된 탄성 헤드캡을 썼습니다.
그리고 긍정적인 이미지와 부정적인 이미지, 중립적인 이미지가 담긴 사진들을 연이어 보았습니다.
컴퓨터 화면에서 각각의 이미지는 한 번만 보였고,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이미지를 보여준 시간과 빈도는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 실험에서 부정적 사진이 등장할 때 전기적 활동이 격렬해졌습니다.
이러한 반응은 사람들이 이미지에 대한 의식적인 생각, 즉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도 전에 발생한다고 합니다. 복잡한 사고 과정 없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생긴다는 것이지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편향은 우리가 이를 인지하기도 전에 빠르고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역시나 여기도 진화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뇌가 커서 머리가 무겁고 다른 동물들보다 활동성이 느립니다.
거기다가 한 번에 여러 명의 새끼를 생산할 수도 없고 그 기간도 매우 깁니다.
생산성, 활동성 측면 모두 살아남기에 좋은 생물은 아니었다는 것이죠.
그럼에도 지구 상에 가장 오래 남았고, 결국 대표 생물이 되어 지구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런 생존의 배경에 이런 반사들이 영향을 끼칩니다.
인류는 사방의 적으로부터 살아남아야 했습니다.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짐승들의 움직임을 빠르게 포착해서 대응해야 합니다.
낯선 것이 다가오면 그것의 위험성을 먼저 느껴야 안전할 수 있습니다.
이런 진화적 과정에서 나타난 부정성 편향이 우리가 환경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위협요소에 대해 경고를 해주었던 것이지요.
이런 부정적 편향은 양육이라는 범주에 들면 더 극대화됩니다.
자식을 낳아 키운다는 것은 커다란 책임을 지는 행동입니다.
부모는 잠든 아이를 보며 내가 무슨 짓을 한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험한 세상에 이 아이를 낳았다니 어떻게 키워야 할지 눈앞이 막막해집니다.
불안과 공포가 뒤엉킵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부정적 편향은 더 기승을 부립니다.
못하는 과목 없이 골고루 우수해야 하고, 체육도 잘해야 하며, 악기도 한 두 개쯤은 다루는 것이 좋겠고, 미술도 요즘은 미적 감각이 중요하니 해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영어는 기본이고 영어만으로는 세계화 시대에 부족하니 중국어나 한자도 좀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모든 아이들은 과연 존재할 것인가 싶은 전인적 인간을 향해 달려갑니다.
그 끝이 어디인지도 모른 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