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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셜리 Dec 02. 2022

2022년, 스물여섯의 이야기

미리 해피 2023년!

올해 나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2021년에 해보지 못한 것들과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들을 하고 스스로에게 많은 메시지를 남겼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터닝포인트가 있었고 그것은 내가 살아온 시간들과 살아갈 시간들에서 가장 큰 이야기였다.


준비하지 못한 채 2022년을 맞이했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보기 시작한 3월, 나는 메이크업을 배우고 헤어도 배웠다. 그렇게 지내다 엄마는, 여태 아빠라 불러왔던 계부는 나를 가족으로 아끼지도 생각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서서히 멀어지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러다 5월, 너무나 큰 이별로 아픔을 겪고 나니 확신이 생겼다.


“나는, 엄마가 죽었다는 소식을 접해도 슬프지 않을 만큼 오랜 시간 동안 노력했고, 애썼고 아팠구나. 엄마와 다른 길을 걸어야겠다. “


 나는 나로서의 삶으로 꾸며가자 결심했다. 이 결심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굴레 속에서, 서심 없이 상처를 받고 손가락질받았나. 이젠 그러지 말자, 이젠 나의 존재를 불행이라 하지 말고 헤매고 있는 청춘 속 한 장면이라고 부를 수 있기를 바라며…. 나를 세장 속으로 던졌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세상, 그 속에 살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했다. 내가 쓴 나의 아픔을 이야기하면 또, 긴 시간 동안 상담을 통해 나의 내면을 바라보고, 나와 다른 모든 사람들에 대한 생각도 배웠다. 그것으로 부족한 것만 같아서 틈틈이 책으로 세상을 알아갔다. 대인관계부터 심리학까지.


처음으로 한 집단상담에서 선생님은 나에게 정말 부단히 애쓰고 노력한다고 하셨다. 그 애씀을 응원해주거나, 말리고 싶지 않다고 하셨다. 그냥 옆에서 봐주고 싶다고-. 무엇이 그리도 나를. 몰면서 애쓰게 하는지 곁에서 지켜보고 싶다고 하셨다. 무거운 위로도, 힘도 되지 않았지만 그 한 마디로 내가 얼마나 간절한지 느꼈다.


무서운 일만 가득할 줄 알았다. 모두가 나를 손가락질하거나 멀리할 줄 알았다. 그래서 겁나고 두려웠지만 멈추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하며 뛰어들었다. 그러나 웬걸? 마냥 겁만 내는 세상이 아니었다. 가끔은 내 생각과 다르게 오해받기도 하지만, 그 오해가 나에게 화살까지 되어 돌아오지 않았다. 그동안 아주 오래도록 괴롭게 했던 나와 무관한 말과 일로 화살이 나오는 게 더 나쁜 것이라는 것을 스물여섯이 된 2022년 10월 어느 날에 깨달았다.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휘둘리지 않는 법을 나 홀로 깨우치고 있다.


11월 아주 끝자락에 2022년 동안 내가 인스타에 올린 스토리를 보았다. 누구보다 열심을 살아왔구나 싶었다. 매년 이 맘 때가 되면 나는 늘 자괴감에 빠져 살았다. 내가 지나온 시간들은 사람들 모두가 하고 있고 어쩌면 나는 세상 사람들보다 게으르고, 노력하지 않으며 무의미하게 지냈다고 나를 비난했을 텐데.. 이번 해는 나에게 잘했다고, 멋있다고 말했다. 2023년엔 또 그렇게 나름대로 보내고 결심했다.


2022년, 삶의 태도도 달라지고 이별도 했다. 그렇지만 의지가 되는 사람들도 많았다. 고모도, 사촌오빠도 나의 자존감을 키우게 해주는 밑바탕이었다. 그 밑바탕을 다지는데 함께 해준 사람들, 고맙다고 크리스마스날 인사할 것이다. 고모와 오빠 말고도 나에게 특별한 인연들이 참 많았다. 평생을 나와 비슷한 고통 가진 사람이 없을 거라고 그러니 나는 너무나 시궁창 같은 상처만 가득하다고, 세상과 어울릴 수 없다고 편견을 부셔준 사람들이 있었다. 눈물과 아픔이 담긴 글을 읽어주신! 지금도 읽고 계실 감사한 분들, 항상 고맙습니다.


2023년 저는 이제 막, 스물일곱이 됩니다. 그동안 꿈으로만 뒀던 일들을 해보려고 합니다. 쌓아둔 서랍 속 글들을 꺼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또 여행 에세이도 쓰고 싶습니다. 여권은 평생 만들 수 없을 거야 라는 어린 날의 마음을 바꿔보려고 생각합니다. 또, 좋아하는 중국어도 멋들어지게 배우면서 hsk와 hskk 시험도 보려고 합니다! 지구력이 부족한 저에게 끝까지 무언가를 해냈을 때 해줄 칭찬도 생각해보고 있어요. 26년 동안 누리지 못한 것들을 멋대로 해보면서 이제야 했기에 더 행복함을 소중히 여길 수 있다고 생각할 생각이에요.


매번 희망적인 글을 쓸 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저만의 이야기로 새롭게 때로는 익숙하지만 조금 다르게 해보려고 합니다. 오늘의 슬픔을 담고 내일은 행복을 담아서, 내일모레는 평범함을 담아


다름을 틀린 것이 아니라는 고집을 꺾지 않고 못난 모양을 한 별이라도 그것은 별이라는 생각을 끝까지 고집하는 사람, 그게 ‘나’이길…, 스스로를 서슴없이 아끼는 사람이길 원합니다.

아름다움의 가치를 알고 낭만을 사랑하는 어른이길 꿈으로 두고 싶습니다.


누가, 어떻게 보던, 어떤 말의 평가나 상처가, 그 기준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훗날의 시간이 지나 돌이켜보니 나를 사랑하는 이유가 그저 ‘나’라서 그런 이유를 갖고 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미리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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