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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셜리 Jan 09. 2023

경찰이 신고받고 찾아왔다

오늘 2시 2명의 경찰이 찾아와 초인종을 눌렀다. 인터폰을 본 순간 직감했다. 나의 어린 날을 완전히 망쳐버린 부모의 신고가 있었다고… 현관을 열고 나가보니 경찰이 출동한 이유를 말해줬는데 역시나 계부와 엄마의 신고로 출동한 것이었다. 연락을 왜 안 하냐는 말에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눈물이 쏟아졌다.


경찰에게 되물었다. 학대 피해자인 내가 왜 연락해야 하냐고-.


경찰들은 순간 놀라 과거 학대 있었냐 물었다. 나는 순간 고통의 기억이 뇌리에 스치자 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괴로워했다. 경찰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엄마와 계부가 8개월 전에 돈 문제로 다투고 내가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어 걱정되는 마음에 신고를 여러 차례 해서 출동했다는 말을 하면서 연락하기 싫겠지만 아예 연락할 마음이 없냐고 물어보셨다.


어이가 없다. 돈 문제? 나랑 돈 문제로 다툴 일이 있었나? 오히려 엄마와 연락은 끊은 건 엄마가 밖에서 나에게 욕설을 하고 모욕을 줘서 계부가 그걸 알게 되고 연락을 끊으라고 한 것이었다. 계부와 연락을 끊은 것도 돈과 전혀 상관없는 문제였고 그 당시 나는 아빠의 사망으로 모든 것을 잃은 아이처럼 처절한 절망에 빠져 있다 연락이 뜸해졌고 건강을 위해서, 자아상이 확실히 확립되고 경제적•사회적 지휘가 생기면 다시 연락하겠다는 내용의 장문의 문자를 하나 남기고 연락을 끊었다. 다툰 적이 아예 없다.


이것은 거짓말이다. 명백한 거짓말이다.


계속 눈물은 떨어지고 손을 바들바들 떨었다. 경찰은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내 연락처를 받아갔고 나는 떨리고 불안정한 어린 시절의 내가 나왔고 그들이 나를 찾아오거나 내 주위를 맴돌까 봐 무서워 벌벌 떨었다. 며칠 전 꿈에서 점차 주변을 맴돌고 맴돌다 조여 오는 엄마와 계부가 결국 내 몸 위로 올라와 내 목을 조르는 내용의 꿈이 뇌에서 재생되었다. 진정하지 못하면서도 어떻게든 내 입장에서 흔적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 한국 여성의 전화에 전화해 상담 기록을 남겼다. 30분 가까이 되는 통화를 하면서 나를 진정시키려 애쓰는 상담사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접근금지 신청하는 것을 추천하시고 전화를 끊었다.


결국 경찰서로 가서 여청과 형사와 만났고 신고해서 아동학대 고발을 할 것인지 직접 법원에 가서 접근금지가처분을 신청할 것인지 설명을 듣고 고발하기로 마음먹었다. 아동학대 피해 사실을 날짜, 주소 등 구체화해서 정리한 후 다시 와서 전달하는 것으로 하고 집에 돌아와 주소와 년도, 시기 등 내용을 정리해서 A4에 적었다. 굳은 다짐이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갈 때마다 무너졌다.


“내가 고발해서 아동학대 혐의로 가해자인 계부와 엄마가 소환 당해 조사를 받게까지 했는데 어떤 결말이 나오는 게 아니라 흐지부지되거나 보복하면 어떡하지..?” 2019년도쯤 진실이 아닌 엄마의 교활한 거짓말에 현혹되어 사람들이 나에게 손가락질하고 괴롭게 했던 것처럼 또다시 사람들에게 엄마를 고발한 패륜아처럼 되어 있으면 어쩌지 싶어 순간 공포감에 몰렸기 때문이다. 어떤 식으로 나에게 공격하고 반격할지 모르는데 이렇게 하는 게 맞을까? 이게 최선일까? 의구심까지 들었다.


손은 끝까지 사실에 대해 구체적으로 서술하면서도 머리를 복잡했다. 이제는 내가 만든 내 세상 속 평화를 깨게 두지 않겠다는 강한 마음으로 형사를 만나고 이야기하고 주소랑 다 찾아내 정리하고 있으면서 말이다.


내가 고발하면 임시로 보호받을 수 있는 방법이 많은데… 이 가해자들은 끝까지 거짓말로 사람들을 속이며 나에게 접근하려고 시도할 텐데.. 언제고 내가 사는 곳을 찾아와 문을 두드리고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너무 높아서 오늘 출동한 경찰이 몇 번이고 집을 찾아 두드릴 수 있다고 그거는 우리가 알려준 게 아니라고, 찾아오면 신고하려고 신신당부하고 갔는데 말이다..


무엇이 맞을까, 내가 어떻게 해야 나를 지키는 가장 최고의 방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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