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d House의 주택시장 이슈 코멘트 -2021년 9월 29일
전세가격 급등, 2020년 대비 높은 상승률 기록
추석 이후 ‘전세 대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집값만 급등한 것이 아니라, 지난해부터 전세가격 상승세도 가파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임대차 2법, 계약갱신 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가 시행된 이후 상승폭이 커졌습니다. 8월까지의 수도권 전셋값 상승률은 7.51%로 지난해 연간 상승분(8.45%)에 가까워졌습니다. 인천은 12.31% 상승해 작년 연간 상승률인 9.89%를 이미 넘긴 상태입니다.
전세가격 상승뿐 아니라 전세 비중 감소, 반전세 증가
문제는 전세가격 상승에만 있지 않습니다. 월세 비중이 증가하고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미 서울의 경우 아파트 임대차 계약의 40% 정도가 반전세 계약입니다. 새로운 임대차 법 시행 후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이미 임대차시장에서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임차인들은 월세보다는 전세를 선호합니다. 전세 대출의 이자 비용 대비 월세 부담이 크기 때문이죠. 높아진 주택가격에 더해 가파른 전세가격 상승, 순전세 물건의 감소는 임차가구의 임대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세가격 상승에 갭투자로 대응하는 시장참여자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천준호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 지역의 자금조달 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 집을 산 30대 이하 매수자 중 절반 이상은 전세를 낀 ‘갭투자’로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 주택 매수자는 평균 7.99억원의 주택을 샀고, 투입 자금은 총 155조인데 이중 임대보증금이 22%였고 특히 40대 이하에서는 임대보증금이 28%로 더 크게 나타났으며 임대 보증금의 승계 비율도 52%에 달했다고 합니다.
왜 다시 갭투자인가?
주택가격이 장기간 상승한 이 시점에서 왜 다시 갭투자가 나타나는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보통 갭투자는 주택가격 하락기에 횡보 혹은 강보합세의 전세가격과 낮아진 주택가격을 매개로 하여 성행합니다. 전세가율이 높을수록 갭투자가 용이하며, 전세가율이 높은 시기/지역은 주택가격 상승기대감이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현 시점의 갭투자는 공급 부족으로 인한 시장의 탄탄한 매수 심리와 임대차법 개정으로 인한 전세가격 상승이 만나면서 주택시장 상승 사이클의 후반부에 나타났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전세대출을 보기 시작한 한국은행
결국 주택가격 상승세를 잡기 위한 주택구매 대출 규제가 갭투자를 매개로 한 전세대출로 무력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15억 이상의 주택구매시 대출이 불가능한 반면, 이를 초과하는 전세가에도 대출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은 은행뿐 아니라 전체 금융권의 전세대출을 파악할 필요가 있음을 밝혔습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또한 전세대출 규제에 대해 실수요자 피해가 없도록 신중하게 대책을 만든다고 언급하면서 전세대출 관련 규제를 시사했습니다.
수요억제로 잠재울 수 있는 시장 심리인지 따져봐야
15억 이상의 주택 구입 자금 대출 금지 이후에도 꾸준하게 주택가격은 상승했습니다. 이후 전세가격이 상승하면서, 전세라는 사적 대출을 바탕으로 주택을 구매하는 시장의 흐름이 나타납니다. 현재 주택시장이 유동성으로 인한 매매가/전세가 동시 상승이라고 하기에는 대출 규제가 현재도 촘촘합니다. 높아진 주택 보유/양도세제와 촘촘해진 대출 규제에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주택시장과 시장 참여들의 심리 근간에 깔려 있는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 볼 필요도 있습니다.
주택가격 상승, 전세가격 상승, 대출 증가의 원인이 무엇인지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상승을 막으려는 규제와 대출 증가를 막으려는 규제보다 먼저 이뤄져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