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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hd House Feb 02. 2022

전세와 월세, 월세 가속화

부동산학 박사의 알쓸신 ’집(家)’ 28회 2022년 2월


전세와 월세의 관계는? 전세의 월세화, 전월세전환율의 매개는?


가속화되는 전세의 월세화, 뒤에는 정책이 있다.


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시장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필자도 올해 9월 이후 신규 전세가격이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물건들이 시장에 나오면서 신규 전세가격이 하락할 것이라 전망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 금리 인상과 대출 강화 기조가 이어지고, 고액 전세에 대한 소득세 부과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전세시장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순전세보다는 반전세 혹은 월세시장으로 가게 만드는 정책적 변화가 있습니다.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서울지역에서 전세자금 이자비용이 월세보다 비싼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임대인은 보유세 증가 및 전세에 대한 임대소득세 부과에 따라 월세를 선호하면서 임대인과 임차인이 모두 정책에 의해 월세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전셋값 인상이 5%에 묶이면서 임대인은 월세를 선호하고, 향후에도 계약갱신이 만료된 세입자는 그동안 가파르게 상승한 전세 보증금을 추가 부담하기보다는 늘어난 보증금을 월세화 하는 반전세계약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월세의 가격구조, 두 가지 가설


전세라는 제도가 찾기 힘든 제도이고 한국만큼 현대에도 보편화되어 있는 나라가 드물다 보니 이에 대한 연구도 한국 학계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전월세에 대한 학술적인 설명은 크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운영소득 가설이고 두번째는 레버리지 가설입니다. 


운영소득 가설, 전세금을 활용한 수익 추구


운영소득 가설은 한성대 이용만 교수가 2000년 처음 논문을 통하여 보고 했고, 이후 세종대 임재만 교수가 2004년 발표한 논문을 통해 정립되었습니다. 그러나, 전월세 전환율이 일반적으로 시장 이자율보다 높다는 점을 설명하기 어려웠습니다. 10억원의 아파트를 구매해서 전세 8억원에 계약을 한다면 운영소득이 8억원에 대한 이자를 받는 것보다 순월세 계약을 통하는 경우 더 높은 운영수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레버리지 가설, 보증금은 자본차익을 위한 무이자 차입


레버리지 가설은 한양대학교 이창무 교수가 2002년 발표한 연구로 보증금을 부채의 관점으로 보는 것입니다. 임대인이 보증금을 승계받아 주택 구입비용을 절감하는 현실적인 행태를 이론화하였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갭투자라는 것도 이 레버리지 가설에 부합합니다. 10억원 정도의 아파트를 구매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8억원의 전세를 주고 2억 원 만으로 아파트를 구매해 놓는 것이지요. 향후 저축을 통해 보증금의 상당부분을 자산으로 축적하고 나면, 주택담보대출과 함께 세입자를 내보내고 본인이 향후에 거주 할 수도 있고,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경우 자본차익을 거둘 수 있는 것이지요. 8억원의 차입을 일으키면 이자부담이 상당한데 주택의 주거 효익을 임대인에게 주고 본인은 자본차익만을 챙기는 것이지요.


‘주택 월세/전세/매매 가격의 장단기 구조 해석’ 연구 게재 


최근에 한제선 외2인의 논문이 주택연구에 게재되었습니다. 해당 연구에서는 매매가격과 시장이자율이 월세가격에 양(+)의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파트 재고, 다시 말해 신규공급은 월세가격에 음(-)의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그 영향이 강하다고 합니다. 한편, 전세가격은 기대가격 상승률이 높아질수록 하락하고 매매가격과 월세가격이 상승할수록 상승한다고 보고 했습니다.


전세의 월세화를 촉진시키는 구조적 환경


현재 한국의 주택시장을 둘러싼 환경을 살펴보겠습니다. 매매가격은 장기적으로 상승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시장의 공급은 부족한 상황입니다. 금리는 상승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전월세 전환율이 높아지면서, 월세 가속화가 예상됩니다. 논문에서 보고한 것과 별도로 보유세의 변화까지 고려한다면, 높은 전월세 전환율에 기인한 월세 가속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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