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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예희 Mar 29. 2017

21. 점심먹고 맥주먹고 안주먹고

벨렝의 발견 기념비padrão dos descobrimentos를 뒤로 하고 챡챡챡 걸어가니 곧 네모지게 생긴 탑에 도착합니다.







그 앞에는 요런 온갖 홍보물이 전시되어 있고 기념 깃발도 펄럭펄럭. 그런데 어라, 올해가 요 탑을 지은 지 500년이 되는 해라네요? 그래서 이런 홍보물을 잔뜩 마련한 모양입니다.









비가 오다 말다 오다 말다를 반복하는 날씨. 어둡고 흐린 하늘과 은근히 잘 어울리는 탑입니다. 이 탑의 이름은 벨렝 탑Torre de Belém이에요. 벨렝에 있는 탑이라 걍 벨렝 탑이여. 떼주 강rio Tejo 앞에 따악 버티고 서 있는 것이 뭔가 경비 초소 같기도 한데 말이죠.









탑에 가까이 가기 위해선 요 나무 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라는 것은 맨 아랫층 그러니까 1층이 물에 잠겨 있다는 얘기인 것인가. 사진 속 탑의 하단부를 보시면 어라 진짜로 짙은 녹색의 미끄덩한 이끼가 다다다닥 붙어 있는데요?









이곳 벨렝 탑은 떼주강과 대서양이 만나는 지리적 요충지에 팔짱 딱 끼고 있는, 리스본의 관문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이 탑을 무사히 통과하는 자만이 리스본에 입성할 수 있다는 얘기야요. 

500년전, 그러니까 1515년에 짓기 시작해 1519년 완공한 건축물이니 건축 양식은 시기적으로다가 따악 마누엘 양식Manueline이구요. 야 오늘 마누엘 양식 진짜 질리게 본다.









그리하여 아까 히에로니무스 수도원 매표소에서 산 수도원+벨렝 탑 통합 입장권을 꺼내 보여주고









의기양양하게 입장했습니다. 좀전의 나무 다리를 건너면 2층으로 곧장 들어오게 돼요. 수면 바로 위라 기분은 왠지 1층 같지만 이 아래에 진짜 1층이 있습니다.









요렇게 쇠창살로 막아둔 쩌어기 아래가 1층인데 호호 창살이 있으니 왠지 감옥 같으다









가 아니라 진짜 감옥임. 

그리하여 1층으로 내려오니 어휴 천정도 낮고 뭔가 되게 답답합니다. 탑이 지어졌을 무렵 물에 반쯤 잠기는 구조였던 요 1층에는 죄수들을 가둬 놓았더랬습니다. 뭔가 리스본에 합법적으로 들어올 수 없는 사람들이었겠네요.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역이니 조수 간만의 차도 있것지요? 썰물 때는 좀 살 만 하다가 밀물 때가 되면 물이 막 코끝까지 간당간당 차고 그랬것지요? 

그리하여 당시에는 고 자연현상을 가지고 물고문을 했다고 합니다. 너 이 새끼 어디 첩자냐, 냉큼 불지 않으면 이따 바닷물 좀 먹을걸? 이러면서요. 

그러다 1755년의 리스본 대지진 등 자연 현상으로 인해 탑이 뭍 쪽으로 쿵야 하고 밀려 와 현재는 물에 잠기지 않는다고. 예전에는 진짜 강 한가운데 있었다니 되게 궁금하네요.









아래층을 봤으니 위로도 올라가 봅니다. 조오옵은 계단을 빙글빙글 돌며 올라가니 요렇게 시원한 테라스로 빠져 나오게 되는데









그래그래 마누엘 양식 이쁘구나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 지친 것이, 하루에 볼 수 있는 유적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히에로니무스 수도원과 산타 마리아 대성당을 나름 꼼꼼히 봤더니 슬슬 눈이 닫히기 시작하더라구요. 하루 정도 쉬어야 다시 이쁜 걸 보고 이쁘다 할 수 있겠다 싶은 느낌. 내 이럴까봐 미리 달달한 것을 잔뜩 먹어 당 충전을 했건만 그걸로도 부족했던 것인가.








그리하여 어... 탑이다... 돌이다... 석회암이다... 이쁘게 잘 쪼았다... 어버버... 하며 멍하니 돌아보고









또 좁은 계단을 빙글뱅글 돌아 한층 위로 올라갑니다. 계단 공간은 상당히 좁은데 방문자는 많으니 이 사이에 낀 채로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 꽤 답답스러운데, 론리 플래닛에 의하면 '폐소 공포증claustrophobia이 있는 사람은 좀 괴로울 것이다' 라고. 

그나저나 claustrophobia라는게 cloistral 그니까 수도원 어쩌구에서 온 말이라는데 허허 벨렝 탑이 수도원은 아니지만 왠지 그 어원에 마구 공감이 갑니다.









포르투갈의 대항해 시대Era dos descobrimentos(또는 Era das Grandes Navegações)는 15세기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바스코 다 가마Vasco da Gama, 바르톨로뮤 디아스Bartolomeu Dias, 페르낭 드 마갈량이스(페르난디드 마젤란)Fernão de Magalhães 등등 어우 막 이름만 들어도 아! 그 오빠! 싶은 사람들이 이 시기에 등장해요. 

물론 크리스토방 콜롬부(크리스토퍼 콜롬부스)Cristóvão Colombo도요. 근데 이 오빠는 포르투갈 왕실이랑 틀어져서 에스파냐로 건너가 그쪽에서 활동했징...









우얏든동 대항해 시대엔 포르투갈어가 국제 공용어로 통했다니 국가의 위상이 증말 대단했던 모양입니다. 없는 항로를 만들어 가며 망망대해로 나간다는 건 아주 위험한 일이었지만 일단 무역선이 무사히 돌아오기만 하면 초대박이었던 지라 너허허무나 유혹적이었던 것이죠. 

마젤란의 경우 배 5척, 선원 300명으로 위풍당당하게 출발했지만 귀국할땐 겨우 18명만 배 한 척으로 돌아왔을 정도니(게다가 마젤란은 필리핀 세부 막탄 섬에서 그 지역 영주랑 싸우다 죽음-.-) 피해가 막심했겠다 싶은데 그 한 척에 싣고 온 물건들로 모든 손해를 다 메꾸고도 남을 정도로 큰 이익을 남겼다니 말이야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그리하여 포르투갈 왕실은 야 오늘 필 받았어! 하며 해외 무역에 경제를 기냥 올인해 버립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사이 내수 경제가 엉망이 되었다는 것. 아 돈이 다 해외로 나갔으니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지 않겠슴둥. 

게다가 선원뿐 아니라 군인들까지도 다들 바다로 나가 버려 국내를 지킬 군인이 매우 부족해집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외국에서 용병들을 대거 불러와 고용했어요. 그때 들어온 외국인들이 쭈우우욱 눌러 살기 시작해 지금도 포르투갈은 혼혈이 많고 인종차별도 거의 없는 나라로 통합니다.









우얏든동 내수 경제 간당간당하지, 국내 보안 간당간당하지, 그 와중에 식민지 개척해 놨더니 현지 원주민들 반발이 만만치 않지, 이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단 말이죠. 그리하여 주변 국가들인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 프랑스 등에게 주도권을 빼앗기게 됩니다. 좋은 시절 다 갔구먼. 

그나저나 사진은 얼핏 보면 엘리베이터 입구 같지만 좁고 좁은 계단 입구야요. 워낙 사람이 많으니 약 30초 간격으로 up/down 화살표 신호와 알람음을 번갈아 날려줍니다. 만약 한참 올라가던 도중에 이제 내려가세용 신호가 떨어지면 거기서 멈추고 그 층으로 일단 나가서 다음 번 신호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







별도의 안내인이 없어 관람객의 매너에 의지해야 하는 시스템인데









자알 오르내리다 이 지점에서 꽉 막혀 선 이유는 특정 언어를 쓰는 것으로 보아 특정 국가의 여행자인 것으로 추정되는 한 무리가 그 신호를 저어얼대 무시하며 질서를 마구 어지럽히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나라인지 굳이 밝히진 않겠지만 오늘 기분이 약간 이얼싼쓰네요.









그런데 오늘 지금 이 곳에서 저의 얼굴이 화끈거리는 이유는 그 모습이 참으로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쪽발이 놈들'을 외치며 출국 심사 대기열이 긴 것에 대해 욕을 하던 한국인들, 프랑스 에펠 탑 앞에서 새치기를 하던 한국인들, 그리고 여러 나라의 유적에서 본 한글 낙서가 떠올라서요. 

우리도 멀었고 그들도 멀었습니다. 함께 좋은 방향으로 달라지기를 바래봅니다.









라고 캠페인성 발언 한번 해봤엉 ㅎㅎ 

그렇게 낑낑끼잉 계단을 오르다 보니 어느새 맨 꼭대기에 도착했어요. 본격적인 휴가철이 아닌데도 사람이 이렇게 많으니... 라는 것은 사진 속 사람들의 약 20배 정도가 이 뒤에 줄을 서서 내려가는 순서를 기다리고 있음. 몇명 겨우 내려갈만 하면 다시 올라가세요 신호가 삐이익 울리고를 반복하니 걍 맨 꼭대기 올라오자 마자 내려가는 줄 앞에 딱 서는게 현명할 것입니다-.- 









그렇게 벨렝 탑 구경을 마치고 지옥같은 계단을 빠져나온 1인은 넋이라도 있고 없고 상태가 되어 멍하니 길을 걷다 으어어 여기에 식당이 있네에 아직 점심 영업을 하고 있네에 다행이네에 하며 스스슥 들어와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받아들고 한숨을 돌리는 중입니다. 나의 생명줄 와이파이 비밀번호... 어느새 오후 3시... 한국은 밤 11시...









그리하여 탄산수와 수프를 홀짝홀짝. 이 정체불명의 미역국 같은 수프는 칼두 베르드caldo verde라는 것으로 caldo는 국물을 뜻하고 verde는 초록색을 뜻하니 참으로 단순한 음식 이름 되것습니다. 감자 간 것과 가늘게 채친 케일이나 근대 같은 녹색 채소를 넣어 푹푹 끓인 수프에요. 

이게 맛이 어떠냐면 한 입 먹는 순간 와하하 뭔가 되게 친숙하다 싶은 맛입니다. 감자가 걸쭉하니 구수~ 하면서 시래기 같은거 푹푹 끓인 맛도 나면서~









칼두 베르드 그릇 안에 숨어 있던 요 뻘건 것은 초리조chouriço 입니다. 맛이 워낙 야하고 진해 요런 국물 요리에 넣고 같이 끓이면 괜찮은 맛이 싸악 우러나더라구요. 

칼두 베르드는 포르투갈에서 제일로 만만하고 흔한 수프라고 합니다. 흔하면서도 중요한 음식이라 명절, 생일, 결혼식 등 행사 식탁에 빠지지 않는다고 해요. 포르투갈 북부 미뉴Minho 지방에서 끓여 먹던 음식이 이제는 전국구급으로 쫙 퍼져 나라를 대표하게 되었다고.









아까 파스텔 드 나타pastel de nata를 다섯 개나 먹었더니 입이 무지하게 달달한데 구수한 칼두 베르드를 훌훌 떠 마시니까 개운한 것이 딱 좋구만요. 

말씀드리는 순간 그분이 오셨어요. 고기님... 메뉴판을 보니까 엔뜨레꼬스또 노 슈하스코entrecosto no churrasco라는게 있길래 어디 보자 entrecosto라는 것은 아마도 프랑스어의 앙뜨르꼬뜨entrecôte를 말하는 것 같고 churrasco라는 건 스페인어 츄라스코랑 스펠링이 같으니 대략 짐승의 갈비뼈 어드메의 고기를 구워주것다 라는 거것지 싶었습니다. 제가 여행 가서 뭐 사 먹을때 대략 이런 식으로 통박을 굴립니다. 

우얏든동 그리하여 직원에게 그럼 이 고기는 누구의 고기요 소요 돼지요 하고 물으니 돼지라고 하길래 매우 기뻐하며 냉큼 고것으로 주문한 것이에요.







그래서 받은게 이거임 ㅎㅎ 엔뜨레꼬스또 라고 하니 등갈비 구이 같은 게 나올지 아니면 립아이가 나올런지 좀 궁금했는데 의외로 웬 갈매기살로 추정되는 부위가 나왔습니다. 고기 중에서 돼지고기를 제일로 좋아하는 여인인지라 아주 맛있게 잘 먹었어요.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접시의 여백을 감자 튀김으로 채우는 건 차암 무책임하다고 생각합니다... 라며 접시를 싹싹 비웠음.

탄산수가 1.2유로, 수프가 1.5유로, 고기가 6.5유로, 합해서 9.2유로 되것습니다.









맛있게 먹고 밖으로. 가게 앞에 요렇게 메뉴가 써 있길래 고거 보고 들어간 거에요.









밥 먹으러 들어갈 무렵까지만 해도 계속 흐렸는데 어휴 이제는 완전히 쨍합니다. 

배도 부르고 기분도 좋고 해서 트램 노선을 따라 처언천히 걸어가는데 저 멀리 히에로니무스 수도원이 보이길래 호호 기분이다 거기까지 걸어갈까 하는 중.









그런데 오호 트램 정류장이 있구만요. 그래 여기서 타면 되겠다 하고 잠시 기다렸다 15번 트램에 냉큼 올라탑니다.









히에로니무스 수도원 안녕









파스테이스 드 벨렝도 안녕. 야 내가 진짜 딴 거는 몰라도 너네 집 달두왈은 절대 잊지 못할거야ㅜ.ㅜ 









그렇게 사람 꽉꽉 찬 트램을 타고 서서 30분 가량 쭉 달려가니









어느새 익숙해진 그 곳에 도착합니다.









코메르시우 광장Praça do Comércio. 조금 전의 벨렝 탑에서 떼주 강변을 따라 걍 쭈우우욱 직진하면 여기에 도착하게 돼요. 구글 지도에서 확인해 보니 7.6km 거리라고 하는구만요. 

벨렝 구경도 자알 했고 점심도 맛있게 먹었으니 이제부턴 느긋하게 쉬면 되는데 그럼 뭘 할까나 고민중인 1인입니다.









라는 것은 걍 뭔가 또 먹으러 옴. 그 그게 배 배가 고픈 건 아닌데 이 가게 앞에 세워 둔 맥주랑 고로케 입간판을 보니까 어우 막 한 잔 하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들어왔거든요? 근데 여긴 포르투갈이니 고로케가 아니라 다른 그 무엇이것지요? 

이것은 파스텔 드 바깔라우pastel de bacalhau 라는 것으로 바깔라우 그니까 염장 대구살을 곱게 찢은 거랑 감자 으깬 거에 겨란이니 파슬리니 등등을 섞어 둥글게 뭉쳐 튀긴 음식이옵니다. 튀겼으니 당연히 맛있습니다. 지우개도 튀기면 맛있지 않겠습니까.









그리하여 웅냐앙 하고 한입 베어무니









안에서 뭐가 쏟아지고 떨어지고 난리가 났음. 일반적인 파스텔 드 바깔라우는 앞서 말씀드린 재료들만 가지고 빚어 튀기는데 이 가게에서는 그 안에 치즈를 듬뿍 넣었다고 선전중이더라구요. 세라 다 에스트렐라Serra da Estrela라는 치즈인데 아 왜 그저께 메르까도 다 히베이라mercado da ribeira(시장)에서 빵에 치즈 슥슥 바른거 사 먹고 되게 맛있다고 했잖아요? 그 치즈가 이 치즈입니다.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참으로 맛있는 양젖 치즈야요. 국제 슬로우 푸드 협회에서 지정한 맛의 방주Ark of Taste에도 선정되었다고. 

빵에 발라 먹는 것도 참 맛있었지만 튀김과 만나니 허허 새큼한 것이 사르르 녹아드는구먼. 테이블이랑 냅킨에 떨어진 거 까지 손가락으로 쓱 훝어서 다 먹었엉... 수줍...









이 가게에선 아예 전용 부스를 만들어 놓고 요 맛난 튀김을 한참 홍보중입니다. 세라 다 에스트렐라Serra da Estrela 치즈를 득득 긁어 둥글게 뭉치는 그분.









워낙 부드러운 치즈라 금세 요렇게 돼요.









고것을 바깔라우랑 감자, 겨란, 파슬리 등을 섞은 반죽 속에 넣고 럭비공 비슷하게 모양을 잘 잡아 튀기면 완성.









허허 맥주랑 튀긴거랑 먹으니 기분이 좋구먼 하며 내친 김에 메뉴판을 다시 달라고 해 쫘악 훑어보다 올리브 오일이랑 빵의 테이스팅 메뉴라는 것이 있길래 그려 총각 그거 하나 줘 보게나 했더니 허허 이런 것을 가져다 줍니다. 말 그대로 올리브 오일 한 접시(저게 상당히 많은 양입니다)랑 빵 한 바구니인데









아니 내가 진짜 인간적으로 허 나 거참 이 나라 이거 빵 이거 어떡합니까. 그동안 여행을 그렇게 다니면서 온갖 거 다 줏어먹었지만 딱히 콕 집어 빵을 부르짖은 적은 거의 없는데 아주 그냥 포르투갈에서 쓰러지는구먼. 너무 맛있는데? 심한데? 이러면 곤란한데? 를 부르짖으며 결국 이거 한 바구니를 다 먹었습니다. 남길 수가 없었어...









그렇게 잠시 앉아 여행 노트를 정리하고 책을 좀 읽다가 아까의 저처럼 요 파스텔 드 바깔라우에 낚인 사람들 구경을 합니다. 이 부스가 가게 바로 앞에 딱 설치되어 있어 되게 눈에 띄었거든요.









근데 요것들은 모형임 ㅎㅎ









2층 화장실도 한번 다녀오고









부른 배를 부여잡고 슬슬 다시 밖으로 나가봅니다. 

코메르시우 광장의 요런 식당들은 위치도 그렇고 생긴 것도 그렇고 직원들 영어랑 불어랑 독일어 등등을 술술 하는 것도 그렇고, 지역 주민을 위한 곳은 확실히 아니겠구나 싶어요. 딱 관광객 어서오세요 하는 곳. 

가격도 센 편인데, 맥주 한 잔에 3.5유로고 파스텔 드 바깔라우가 3.45 유로, 빵이 3.2유로, 올리브 오일이 2유로니 합해서 12.15유로입니다. 포르투갈 물가를 생각하면 어우 비싸네 싶지만 널찍하고 쾌적하고 이쁘장한 곳이라 좋더라구요.









어느새 6시. 저녁 해가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기 시작하는 시간.









광장의 아치Arco Triunfal da Rua Augusta를 통과해 








길고 긴 루아 아우구스타Rua Augusta 쇼핑가의 가게들을 들며나며 뭐 파는지 참견합니다. 이 거리에는 다양한 SPA 브랜드의 매장들이 쫙 있고 의외로 비싼 브랜드 매장은 없어요(진짜 없음). 

하여간 그리하여 하루의 피로를 탈의실에서 푸는 1인입니다. 배가 부르다 싶으면 탈의실에 들어가 다섯 벌 가량 입/벗/입/벗을 반복하면 어느새 소화가 싸악 되는 기적이...








그리고 어드메의 골목으로 들어와 커피 한 잔이랑 커피보다 소중한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챙겨들고 앉아









또다시 여행 노트를 정리하고 책을 읽다가 이런 저런 가게들 구경하기를 반복합니다. 참고로 여긴 지하철 바이샤/쉬아두baixa-chiado역 근처인데 프낙, 세포라 등등이 있으니 뭔가 지르기 차암 좋을 것이야 호호홍... 







긴 하루가 살금살금 저물어 갑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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