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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indy Hwang 황선연 Apr 13. 2017

4차 산업혁명, 아마존,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4차 산업혁명에서는 자기표현과 자기실현이라는 고차원적 욕망이 지배할 것입니다.


놀이와 문화의 업이 앞으로 미래의 최대 산업이 될 것입니다. 저는 게임산업의 육성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에서도 관련 규제들을 없애고 더욱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지난 2/22일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CALM TECH'컨퍼런스에서 창조경제이사회 이사장이자 카이스트에서 가르치시는 이민화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다. 물론 4차 산업혁명의 대두와 요즘 거의 매일 듣는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등등 많은 말씀들을 쏟아내셨지만 유독 저 두 말씀이 거의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내 가슴에 가장 남아 있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적 욕구를 채워주니 결국 남아도는 건 시간. 그 시간을 채워줄 놀이나 예술문화 쪽이 더욱더 융성해지고 발전할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내 머릿속에는 요즘 내가 쓰고 있는 '브라잇 동맹'이란 판타지 세계가 꽉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무엇을 보든, 듣든, 먹든 다 그 프레임을 거치는 것 같다. 컨퍼런스도 그런 맥락에서 들었는지 저 말을 듣는 순간 난 '브라잇 동맹'이 또 떠올랐다.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전 세계인들이 스스럼없이 즐기고 기꺼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그런 새로운 오락이나 게임, 브라잇 동맹이라는 가상 세상을 만들어 안겨줄 수 있지 않을까? 아마 이민화 교수님이 강조하려 하신 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해 지금까지 못 누려본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일 것이다.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라

즉, 다른 말로 현실에 없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라 



 두 번째 연사로 나오신 삼성전자 임상욱 차장님은 2017 CES에 직접 참석하여 느꼈던 점들을 솔직하게 전해주셨다. 여기서 나의 귀를 솔깃했던 주제는 바로 '아마존'이었다.  "Alexa is everywhere!" 란 구호처럼 아마존의 Alexa 인공지능이 2017 CES의 주역이었다고 한다. 그때 나에겐 어떤 충격 같은 것이 전해져 왔는데, 왜 그런고 하니 바로 일 년 반 전에 읽었던 어떤 책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김지현 저자의 '프로비스'란 책인데 책 중간쯤에서 '아마존'에 대한 설명이 유독 기억에 남았었다. 이땐 Alexa 같은 인공지능은 아예 언급되지도 않았었고 에코(Echo)도 새로운 시도로 그치는 것 같다고 단정하며 그동안 실패한 인수합병이나 망한 실험적 도전들이 많다고 했다. 하지만 저자는 창업자 제프 베조스의 이런 끊임없는 도전의식을 높이 사며 이렇게 무모해 보이는 도전을 계속하는 이유는 혁신의 과정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라며 실패에서 얻은 교훈과 경험이 더 큰 혁신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 엄청 칭찬했었었다. 그러면서 그에게서 창업자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의식과 집요함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비스' 김지현 지음, 미래의 창 출판사, P64-66)


 그런데 임 차장님의 강연을 들으니 책의 저자가 실패였다고 여겼었던 도전들이 결국 실패가 아닌 것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것들을 다 버무리며 Alexa라는 인공지능 비서를 만들었고 그녀를 통해 자사의 전자상거래와 연결시켜 수익을 실현시킬 수 있는 Alexa Ecosystem도 선보인 것이다. 그리고 아마존에서 무인 슈퍼도 작년 말에 문을 열었다 하고 드론을 이용한 배달시스템을 개발 중이라니. 

 물론 표면적으론 멋있고 간단해 보일 수 있으나 창업자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거진 십 년 이상을 그것에 매달리고 도전해왔던 것이다. 나중에 아마존에 대해 더 알아보니 최근엔 드라마를 만들기 시작했고 넥플릭스 같은 미디어 업체도 구상 중이라 한다. 판타지 소설을 쓰는 나에겐 이 말이 더 솔깃하다.ㅎㅎ


 아무튼 강연을 들으며 나도 그저 매일 구상만 하는 것이 아닌 실패를 하더라도 도전하는 정신과 오래도록 붙잡으려는 끈기와 집요함을 가져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우리는 이걸 다른 유식한 말로 '기업가 정신'이라 부른다.



 이런 맥락과 관련하여 난 또 다른 컨퍼런스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으니 바로 3/27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서 주관하고 네이버 본사 2층에서 열린 '실리콘밸리의 한국인'이었다. 




 분당 정자동에 있는 네이버 본사는 처음 가보았는데 아주 깨끗했고 도서관이랑 잡지 열람실이 바로 일층에 있는 게 좀 놀라웠다. 그러나 이내 고개가 끄덕여졌다. 앞으론 상상력과 창의성이 중요해지니 다양한 책과 잡지로 직원들을 무장시키려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카페와 도서관 의자도 예쁘고 실내 디자인도 깔끔한 게 혹 구글 본사를 따라한 건 아닌지. 내 개인적 생각이다.


네이버 본사 내부


 

      

 컨퍼런스의 일정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한국 스타트업 창업가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었다. 난 오후 3시에 떠나야 해서 다음 건 듣지 못했지만 대충이라도 실리콘밸리의 맥락을 살짝 맛볼 수 있었다.


 즉 그들이 말하는 '실리콘밸리'란 다양한 기회와 다양한 인종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그들을 도와줄 자금줄도 꽤 많지만 현실적으로 그만큼 치열하게 생존경쟁을 치러야만 한다. 그리고 창업한 회사를 굴러가게 버텨야 한다.


  특히 스타트업의 90%는 망한다는 현실에 많이 놀라웠다. 그들의 돈줄이 되어주는, 옆의 500startups 이 그런 투자회사였는데 Paul Yoo 역시 투자한 스타트업 10곳 중 9곳은 망할 거라 보통 추정한다니 충격이었다. 즉 10곳 중 9곳이 망하고 1곳만 성공해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만큼 실패를 각오하고 임하는 것이리라. 또한 실패라는 건 그곳에선 워낙 흔한 일이고 그런 실패를 계단 삼아 또 다른 스타트업을 두 개, 세 개, 계속 차려나가고 대기업들에게 EXIT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데에 참 대단하다 싶었다. 그런 순환적인 상생의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다는 말이겠지. 


 강연 중 세세한 것은 그다지 기억나진 않으나 지금까지도 남는 건 역시 4차 산업혁명시대엔 우리 모두가 '기업가 정신'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론 평생직장이란 개념이 없어지고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직업들이 창출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날 강연자 님들도 학벌이나 직장 등 어느 정도 안정된 기반에 있었지만 스스로 그것을 박차고 나와 스타트업이란 모험을 강행한 것이었다. 그것도 실리콘밸리에. 물론 어느 정도는 교포시거나 오랫동안 미국에서 지내 영어가 능숙한 분들도 있었지만 꼭 다 그런 건 아니었다. 


 내가 진심으로 느낄 수 있었던 건 그들의 도전의식과 앞으로 세상이 이렇게 변할 것이야 라는 각자만의 시각, 그리고 가슴 뜨거운 열정이었다. 즉 '기업가 정신'이었다. 아직 전 세계가 와아 감탄할 정도로,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성공은 이루지 못했지만 그들은 그런 날을 꿈꾸며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또한 공감했던 점은 실리콘밸리는 괴짜들의 세상이지만 '팀플레이'를 중요시한단다. 즉, 협력하는 괴짜들이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예상했다. 팀플레이, 내가 가장 약한 부분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가장 원하는 요소 이기도하다. 훌륭한 팀을 갖는 것. 이 부분에 대해 난 아직도 고민 중이다. 아마도 나 스스로 팀원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아님 그들이 많이 있는 곳을 직접 찾아가 보거나. 


 4차 산업혁명의 주역이 누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에게도 기회가 펼쳐져 있는지도 모른다. 각자의 취미나 세상에 대한 시각, 좋아하는 것 등을 통해 스스로 기업가 정신을 부여하고 팀을 꾸려 큰 꿈을 꾼다면 누구나 주역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리고 나 역시 내가 쓰는 판타지 세상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바꾸려 하는 그런 Original Creator가 되고 싶다.



 얼마 전 포항을 갔다 왔다. 난 과자나 고무장갑, 제지공장을 견학한 적은 있지만 제철소가 그리 크다는 건 직접 보고 나서야 알았다. 포스코 가 얼마나 크던지 차로 주위를 둘러가도 한참이였다. 친구들은 앞에서 재잘거리고 난 뒤에 홀로 앉아 굴뚝 기둥들에서 허연 연기가 펑펑 나오는 제철소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왠지 마음이 부풀어 오르고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시내에서 조금만 나가도 어촌이 대부분이던데 포항을 먹여 살리는 기업이 분명했다. 우리나라에 이런 기업들이 많이 나와야 할 텐데 싶었다. 차가 정문을 지나치고 옆문을 지나가던 그때였다. 문득 옆문 위의 한 문구가 나의 눈에 쏙 들어왔다. 보는 순간 그냥 내 기억 속에 사진을 찍어버렸다.


Resource are limited. Creativity is unlimited.



 뭐 눈엔 뭐만 보인다더니 그만 creativity에 꽂혀 버렸다. 문구 간판이 오래된 것으로 보아 아마 창업자가 부르짖던 문구 같았다. 검색해보니 역시 고 박태준 포스코 회장의 유명한 어록이란다. 자원은 없지만 무한한 상상력으로 허허벌판 맨땅에 공장을 세우고 기업을 일으켜 나라를 살리고 세계에 자랑스럽게 발돋움을 할 것이란 큰 야망이 담겨 있지 않은가? 생각만 해도 가슴 한켠이 뜨끈해진다.


 저런 정신만 있으면, 저런 기업가 정신을 물려받은 후손인 우리라면 까짓것 못할 게 뭐 있겠어? 안 그래?


 문득 강연에서 만났던 실리콘밸리의 한국인들의 열정적인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나의 미래도 그리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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